조달 비용을 20% 절감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을 데이터로 바꾸다 — 우크라이나의 국방 개혁이 타이완에 던지는 네 가지 중요한 시사점

편집자 주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4년째다. 중국發 침략 위협에 직면한 타이완은 이 전쟁을 줄곧 주시하며, 거기서 가늠해 보고자 해 왔다. 약소국이 훨씬 강한 상대에 맞서 싸우고 나아가 승기마저 잡는 일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이 글은 그러한 성찰의 하나로, 우크라이나의 국방 개혁에서 타이완이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짚는다. 타이완 독자를 위해 쓰였으며 본문의 ’우리’는 타이완을 가리킨다. 타이완 밖의 독자에게는 그 솔직한 자기비판이야말로 의미심장하다. 타이완 사회가 실은 자신의 방위를 어떻게 강화할지 끊임없이 물어 왔음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회피하지 않는 성찰이야말로, 타이완이 자국의 안위를 진지하게 여기고 정직하게 마주하려 한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다.
얼마 전, 타이완 인터넷 업계의 유명 인사인 폭스 샤오(蕭上農) 씨가 쓴 「그는 어떻게 전쟁을 하나의 데이터 비즈니스로 바꿨나」라는 제목의 글(anduril.tw/fedorov)을 읽었다. 올해 1월 취임한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미하일로 페도로우(Mykhailo Fedorov)와의 인터뷰로, 그가 추진한 개혁을 다룬다. 다 읽고 나서, 이토록 작은 나라가 혁신과 현상 타파를 두려워하지 않는 국방장관을 찾아냈다는 데 감탄했다. 동시에 타이완의 라이칭더(賴清德) 총통과 구리슝(顧立雄) 국방부장도 다른 나라가 그것을 어떻게 해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고 느꼈다.
타이완과 우크라이나는 물론 매우 다르고, 직면한 문제와 과제에도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남의 성취를 보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내부에서 이뤄낸 수많은 개혁이 타이완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타이완은 거기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특히 지난주 6월 18일, 타이완의 감찰원(監察院, 행정 감찰과 회계 검사를 맡는 기관)이 국방 산업 공급망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가 지적하는 여러 문제를 우크라이나의 방식과 견주어 보면, 몇 가지 새로운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먼저, 타이완과 우크라이나가 무엇이 다른지부터 살펴보자.
“개혁하지 않으면 죽는다” — 생사의 압박이 수많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다
예산부터 보자. 페도로우 장관에 따르면, 개혁에 필요했던 600억 흐리우냐 남짓(우크라이나 통화, 약 14억 미국 달러)을 그는 외부 원조를 기다리지 않고 전부 국방부 내부 지출에서 짜냈다. 그는 서방 동맹국과의 회의를 매번 숙제 제출하듯 다뤘다 — 먼저 계획을 발표하고, 다음으로 전장의 결과를 계획과 일치시켜, 일관성으로 신뢰를 쌓는 것이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협상 테이블에는 카드가 필요하지만, 그 카드는 구걸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전장의 성과로 따내는 것이다.
한편 타이완 국방 예산의 사정은 국민 다수가 잘 알 것이다. 1조 2500억 타이완 달러(약 390억 미국 달러)의 국방 특별 예산은 의회 제출에서 위원회 회부에 이르기까지 열 차례 나 가로막혔고, 4개월 넘게 지연됐다. 그 결과 미국의 발가서(發價書, 무기 판매 공식 문서 Letter of Offer and Acceptance)의 유효 기간이 임박해, 이례적으로 연장 조치가 취해졌다. 입법원이 최종 통과시킨 것은 야당 ‘람바이(藍白)’ 진영 — 국민당(KMT)과 타이완 민중당(TPP), 두 당이 입법원 과반을 차지한다 — 이 지지한 7800억 타이완 달러 (약 240억 미국 달러) 안으로, AI 지원 정보·의사결정 모듈, 수직이착륙형 드론, 국내 위탁 제조 대탄도미사일과 드론 같은 항목은 모두 빠졌다.
이것이야말로 타이완과 우크라이나의 가장 근본적인 격차라고 생각한다. 페도로우 장관이 우크라이나에서 예산 개혁을 밀어붙일 수 있는 데에는, 타이완이 지금 갖지 못한 전제가 있다. 그는 포화 속에서 개혁하고 있고, 더구나 국민은 개혁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을 안다. 이 생사의 압박이 수많은 ‘정치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가능으로 바꾼다.
오늘의 타이완이 마주한 것은 한층 다루기 어려운 상황이다. 위협은 실재하지만, 모두가 ‘개혁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느끼는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게다가 ’람바이’와 ’녹색(綠)’(여당 민주진보당, DPP)의 정치적 정체성은 완전히 갈라져 있다. 그래서 예산은 정치적 거래의 패로 쓰이고, 조달 비리는 방치된 채로 남으며, 디지털화는 구호 단계에서 멈춰 선다.
페도로우 장관의 한마디는 타이완이 거듭 곱씹어 볼 가치가 있다. “자원도, 자금도, 인구도 자신을 훨씬 능가하는 상대를 이기려면, 정면으로 부딪쳐서는 승산이 없다. 의지할 것은 비대칭 전법 — 모든 혁신 주기에서 한발 앞서는 것뿐이다.”
사실 중국에 대한 타이완의 처지는,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처지와 구조적으로 매우 닮았다. 우크라이나는 포화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이 체계를 익혔다. 타이완은 그때가 와서야 비로소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잘해냈는지 깨닫는 사태를 피하는 편이 낫다. 페도로우 장관의 이 인터뷰는 지금의 타이완에 매우 값질 뿐 아니라, 어떻게 배워 그 운명을 피할지를 보여 주는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가르시아 마르케스 소설에 대한 암시)라고까지 할 수 있다.
페도로우 장관은 일찍이, 자신이 진정 최적화하고 싶은 것은 “우리 가운데 몇 명이 죽어 가고 있는가”라고 말했다. 그 방법은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숨을 하나의 데이터 포인트로, 진지하게 다뤄야 할 입력값으로 만드는 것이다. 타이완의 문제는, 여전히 정치 체제 전체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그 방식을 필요하다고 여기지조차 않는다는 데 있다.

개혁의 추진 — 우크라이나가 찾아낸 네 가지 해결책
페도로우 장관이 우크라이나 국방부에서 추진한 여러 개혁이 풀고자 한 문제 — 예산의 블랙홀, 조달 비리, 관료적 문화, 병력 부족, 동원의 누수 — 는 타이완에서도 똑같이 보이는 듯하다. 문제는 매우 비슷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혁신적인 돌파구를 찾아냈다. 그것은 네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본다. 아직 더듬으며 헤매는 타이완의 참고에 부치고자 한다.
첫째, 조달 개혁이다. 페도로우 장관의 방식은 ’맞춤 사양’에서 ’공개 입찰로 개혁의 재원을 짜낸다’로의 전환이며, 입찰을 반부패의 핵심 수단으로 삼는 것이다.
그는 두 가지 구체적 사례를 들었다. 첫째는 어느 포탄 입찰에서 16% 싸져, 한 발당 1000미국 달러를 깎은 사례다. 이를 수십만 발에 곱하면 1억 미국 달러가 넘는다. 다른 하나는 ATV(전지형 차량) 조달로, 누군가가 기술 사양을 빡빡하게 못 박아 전자전 장비 전용 장착 공간을 필수 요건으로 두는 바람에, 한 대당 비용이 1만 미국 달러에서 1만 7000미국 달러로 뛰었다. 그의 논리는 명확하다. 개혁의 재원은 외부 원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조달 안에서 짜내는 것이다. 올바른 입찰 절차만으로도 조달 비용을 약 20% 줄일 수 있다고 그는 추산한다.
타이완에서도 조달 개혁은 당연히 추진할 가치가 있다. 올해 6월 발표된 감찰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타이완 국내의 군수 조달 다수가 정규 절차를 거치지 않아, 최저가로 낙찰하는 업체, 협업 경험이 부족한 업체, 연구개발 투자가 극히 적은 업체가 손쉽게 낙찰받는다. 업체들에 따르면 현행 ’일안일심(一案一審, 건별 개별 심사)’에서는 심사가 대체로 1년 이상 걸려, 조달 효율에도, 기술과 개발의 연결에도 극히 불리하다.
이런 실정으로 보면 타이완의 문제는 우크라이나와 매우 비슷할 것이다. 최저가 입찰이 못한 업체의 낙찰을 허용하고, 맞춤 사양이 특정 업체의 독점을 허용한다. 게다가 속도는 훨씬 느려, 심사 착수만으로도 1년을 넘긴다. 페도로우 장관이 말한 ATV의 농간은 타이완 조달 업계에 결코 낯선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돌을 손수 뒤집은 장관이 지금껏 한 명도 없었을 뿐이다.
둘째, 디지털화와 데이터 기반(data-driven)이다. 페도로우 장관은 ’구호’에서 ’매일 한 사람씩 이름을 적은 사망자 명단’으로 나아갔다. 그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동안 그는 매일 한 명 한 명 이름을 적은 사상자 명단을 받는다. 각자가 진지에 들어갈 때 변을 당했는지 나올 때 당했는지, FPV 드론(First Person View, 1인칭 시점 드론. 레이싱 드론이라고도 한다)으로 죽었는지 포격으로 죽었는지까지 적혀 있다. 대통령, 총사령관, 그리고 그가 같은 한 대의 태블릿을 들고, 샤헤드(Shahed, 드론) 한 기 한 기의 비행 궤적이 실시간으로 들어온다.
이 시스템 덕분에 허위 보고는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그는 말한다. 과거에는 샤헤드가 화력 발전소에 명중했는데도 대통령에게는 “빗나갔다, 요격했다”고 보고되는 일이 있었다. 그런 일은 이제 두 번 다시 일어날 수 없다. 그가 자체 개발한 델타(Delta) 시스템은 팰런티어(Palantir)를 벤치마크로 삼고, ‘A1’ 국방 AI 센터와 결합해 전투 효율 평가 시스템을 구축했다. 각 여단의 작전 효율을 순위 매기고, 사상자 감소를 포상금에 직접 연동하는 방식이다.
이 평가 공식은 복잡하다. 기본 규칙은 아군 1명의 손실로 적 10명의 손실을 입히면 계수는 1, 이상적인 목표는 20명과의 교환으로 계수는 더 높아진다. 페도로우 장관은 대조되는 수치를 한 쌍 내놓았다. 올해 5월 우크라이나군은 1제곱킬로미터당 252명의 러시아군을 섬멸했고, 지난해 10월 그 수치는 67명이었다고.
사망자 수만으로 관리하는 이 방식은 꽤 충격적으로 들리지만, 분명 매우 효과적이기도 할 것이다. 타이완의 사정으로 말하자면, 같은 감찰원 보고서가 이렇게도 분명히 지적한다. 국방부는 ‘소프트웨어 정의 작전’ 관련 요소를 이미 파악했으나, 조직 역량, 장비·시스템 조달 경로, 전술 검증, 작전 훈련의 실천 같은 면에서 전환의 폭도 깊이도 아직 부족하며, ’시스템 자동화’와 ’업무 자동화’라는 과제를 적극적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요컨대 ’소프트웨어 정의 작전’은 타이완에서 아직 개념 수준에 머물러, 델타처럼 부서를 가로질러 실시간으로 통합되고 의사결정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을 결여하고 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문화다. 페도로우 장관은 각 여단장에게 자신의 순위를 보여 줄 수 있지만, 타이완 군이 이런 투명한 성과 압박을 받아들일지는 하나의 물음표다. 타이완의 IT 인재 밀도는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차고도 넘친다. 모자란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정치적 의지다.
셋째, 인재와 문화다. 우크라이나에서는 ’테크 브로’가 국방부에 들어갈 수 있다. 기술의 섬인 타이완에도 적지 않은 테크 인재가 있는데, 그들에게 국방부에 들어갈 기회가 있을까?
우크라이나의 방식은 이렇다. 페도로우 장관은 외부에서 ’테크 브로’라 불리는 무리를 이끌고 국방부에 들어가, 군복 차림의 노장군들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글에 따르면 그는 취임 첫 주에 모든 법 집행기관의 수장을 불러 모아 보고를 수집하고, 명단에 오른 인물에게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하도록 제안했다 — 검사를 거부한 자는 그 자리에서 해임됐다.
또한 그는 전원 참여 줌(Zoom) 회의를 열어 온라인으로 모두에게 새로운 전쟁의 비전을 선언하고, 못 박아 말했다. 부패에 손을 대려는 자, 이권 수수의 통로를 만들려는 자, 사익을 지키려는 자가 있다면, 자신이 직접 그를 감옥에 넣어 다시는 나오지 못하게 하겠다고.
생각건대 대다수 나라의 국방부는 고도로 폐쇄된 위계 조직이며, 승진의 논리는 연공과 복종이고, 민간 테크 인재가 군 체계에 들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 장관은 정무직이지만, 관료 기구의 압력 아래서는 대개 체제가 장관을 삼키지, 장관이 체제를 뜯어고치지 못한다.
페도로우 장관 같은 ’CEO의 외부 영입, 전원을 향한 선언, 거짓말 탐지기에 의한 숙청’이라는 방식은, 타이완의 정치 문화에도 군사 체제에도 전례가 거의 없고, 그렇게까지 할 정치적 뒷받침을 가진 장관을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에, 비상시 우크라이나의 비상한 방식은 더더욱 타이완이 참고하고 배울 만하다.
넷째는 전쟁을 ‘데이터 기반(data-driven)’으로 만드는 것이다. 페도로우 장관에 따르면, 동원된 사람 가운데 실제로 전선에 도달하는 이는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들은 ’Mobilized Check-In’ 시스템을 띄워 각 단계를 추적하다 대량의 이상을 발견했다 — 소집 영장을 받고도 어느 부대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시스템상 지명수배되지도 않은 사람이 있었다. “데이터가 디지털화되지 않은 탓에, 사람이 그대로 틈새로 사라져 버린 것이다.”
동시에 그는 복무의 유인을 다시 설계했다. 계약제로 하고, 보병 월급을 약 6700미국 달러(돌격병은 최고 1만 미국 달러 남짓)로, 2년 계약에 복무 후 징집 유예를 결합해, 그저 떠밀려 군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군인이 될 이유를 사람들에게 주었다.
병역을 마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이 문제는, 타이완 사람들에게도 익히 들어 온 이야기일 것이다. 많은 이가 갖가지 법의 허점을 이용하거나, 심지어 서류 위조 같은 부정한 수단으로 병역을 피한다. 데이터 기반은 물론 문제 해결의 한 방법이며, 디지털화를 제대로 해 두면 그러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나을 것이 분명하다.
“사고만 없으면 된다”는 태도 — 타이완의 개혁이 마주한 과제
한편 타이완의 예비역 동원 제도는 근래 개혁되어 훈련 일수도 늘었다. 그러나 동원이라는 깔때기의 디지털 추적 — 각 단계에 몇 명이 있고 어디서 빠져나가는지 — 같은 데이터는 투명하다고 할 수 없다.
더 근본적인 것은 유인의 문제다. 타이완의 복무 보수, 순환 제도, 전역 후의 실질적 보장은 페도로우 장관이 설계한 ‘자기 인생을 계획할 수 있게 하는’ 유인 구조와는 아직 상당한 거리가 있다.
여기까지 왔으면 눈을 감고 잠시 생각해 보길 바란다. 타이완이 우크라이나 국방부의 방식을 본받으려 한다면 분명 많은 과제에 부딪칠 것이다. 타이완에서는 많은 이가 군 복무를 경험했고(타이완은 징병제를 시행한다), 당시 부대가 어떠했는지를 또렷이 기억한다. 또래 친구들의 자녀 다수가 지금 한창 병역 단계에 있다. 그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는 현재 군의 상황은 — 기강 면에서는 다소 나아졌을지 몰라도, 예전보다 분명히 더 무사안일하고 더 느슨해져, 그저 사고만 없으면 된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전 세계의 전쟁 양상이 이미 완전히 달라진 지금, 타이완이 마주한 위협은 거의 우크라이나의 재현이며, 다만 전쟁이 아직 터지지 않았을 뿐이다. 4년여 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의 수많은 방식은 타이완이 곰곰이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타이완도 그에 걸맞은 개혁을 이뤄내기를 바랄 뿐이다. 그것이야말로 모든 타이완인의 한결같은 바람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