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타이틀: 같은 국가적 지주임에도 왜 삼성은 한국에서 비판받고, TSMC는 대만에서 '호국신산(護國神山)'이라 불리는가? 미·일·대·한 반도체 경합과 협력의 관계를 파헤치다

TSMC
저자:林宏文
메인 타이틀: 같은 국가적 지주임에도 왜 삼성은 한국에서 비판받고, TSMC는 대만에서 '호국신산(護國神山)'이라 불리는가? 미·일·대·한 반도체 경합과 협력의 관계를 파헤치다

최근 대만을 방문한 한국 대표단으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아 '미·중 기술 전쟁과 한·대(韓臺) 반도체 경합 및 협력 관계'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이런 강연을 할 때마다 가장 흥미로운 시간은 역시 교류 시간입니다. 청중들의 질문은 매우 적극적이었고, 그중에는 상당히 신선하면서도 도전적인 질문들이 많아 깊이 있는 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는 "왜 삼성전자는 한국 국내에서 대중의 비판을 자주 받는 반면, TSMC는 대만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호국신산(護國神山, 국가를 지키는 영험한 산)'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는가?"라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또한,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협력이 한국에 타격을 줄 것인지에 대한 우려와 함께,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한 한 참석자는 "SK하이닉스가 미래에 삼성을 추월할 수 있겠느냐"고 직접적으로 묻기도 했습니다.

이 질문들은 매우 흥미로웠으며, 전형적인 한국인의 시각이 반영된 질문들이었습니다. 대만 출신인 저에게도 이러한 질문들은 새로운 사고의 관점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현장에서는 시간 관계상 핵심 위주로 짧게 답변했으나, 더 완전한 논리를 정리하여 이곳 칼럼을 통해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삼성과 TSMC, '재벌(Chaebol)'과 '전문 경영인 제도'의 극명한 대조

먼저, 왜 삼성은 한국 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 반면, TSMC는 대만에서 큰 지지를 받으며 '호국신산'이라 불리는 것일까요? 이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며, 저는 그 원인을 세 가지 관점에서 분석해 보았습니다.

경영 모델 측면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대비는 '거대 재벌 그룹'과 '전문 경영인 체제'의 가장 완벽한 대조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삼성의 재벌 모델은 한국인의 생애 전반, 즉 태어날 때부터 보험, 그리고 장례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손길이 닿는 '거대 재벌 그룹'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삼성은 일종의 '그림자 정부'와 같으며, 이러한 '대마불사(大馬不死)'식의 독점 구조는 대중에게 압박감을 주어 사회적 자원이 특정 가문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곤 합니다.

반면, TSMC의 창립자인 장중머우(Morris Chang)는 전문 경영인 출신입니다. 비록 정부 자금이 투자되었으나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되어 있으며, 장중머우는 투명하고 전문적인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후임 CEO 역시 혈연 세습이 아닌 철저히 실적과 역량에 따라 결정되는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됩니다.

또한 TSMC는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에만 집중하며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합니다. 완제품을 생산하지 않고 고객사가 주로 해외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삼성처럼 국내 중소기업과 이익을 다툴 일이 없습니다. 오히려 대만의 방대한 반도체 전후방 공급망(Supply Chain)을 견인하며 대중에게는 '모두를 이끌고 돈을 벌어다 주는 기관차'와 같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반면 삼성의 사회적 이미지는 과거 정경유착 논란과 빈번하게 얽혀왔습니다. 역대 경영진이 정치적 스캔들이나 뇌물 사건에 연루되기도 하면서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삼성 공화국'이라는 냉소적인 표현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의 TSMC, 정치적 갈등에서 자유로운 행보

기업 문화 측면에서 삼성 내부의 '헝그리 정신(Wolf Culture)'과 관리 압박은 매우 강력하기로 유명합니다. 최근 한국 내에서는 삼성의 관리 구조 경직화와 인재들이 SK하이닉스 등 경쟁사로 유출되는 현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과거 삼성 공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질환이나 유산 등의 산업재해에 대해 초기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던 점도 한국 사회의 거센 반발을 샀으며, 직원들에 대한 가혹한 관리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비판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한국인들에게 삼성은 '애증의 대상'입니다. 삼성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동시에 깊은 불안감을 품고 있습니다. 메모리 칩이나 파운드리 수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한국 언론과 대중이 가차 없이 비판하는 것은, 일종의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매서운 질책(恨鐵不成鋼)'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해 TSMC는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로 정평이 나 있으며, 국내 정치 투쟁에 휘말리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저의 저서 『칩 섬 위의 광망(晶片島上的光芒)』에서도 언급했듯, 장중머우 회장은 정치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 왔습니다. 대선 때마다 특정 후보 지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는 항상 "대만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답변으로 일관했습니다.

TSMC 직원들의 업무 강도 역시 결코 낮지 않으며, 대만에서는 '간을 태울 정도의 중노동(爆肝)'이라는 표현이 자주 쓰입니다. 그러나 제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TSMC 직원들은 자율성과 책임감이 매우 높습니다. 지진이 발생하면 밤중에도 많은 직원이 자발적으로 회사로 복귀하는데, 대중은 이를 직업 정신과 책임감의 발현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결과적으로 TSMC는 단순한 기술력의 상징을 넘어 대만인이 국제 무대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근간이 되었습니다. 대만은 국제 사회 참여에 제약이 많기 때문에, 첨단 기술에서의 독보적인 선도는 대만의 국제적 위상과 안보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며 '호국신산'이라는 명예를 얻게 된 것입니다.

지정학적 관점에서도 대만 사회는 TSMC를 중국의 위협에 맞서는 핵심 자산으로 인식합니다. 이러한 '국가 수호'라는 특수성이 대중의 절대적인 지지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대만 사회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존재합니다. TSMC가 일류 인재를 독식하여 다른 기업들의 구인난이 심화된다는 불만이나, 대만의 한정된 재생 에너지를 독점한다는 지적 등이 그것입니다. 또한 반도체 산업에 대한 과도한 집중으로 인해 '네덜란드 병(Dutch Disease, 특정 산업의 호황이 다른 산업의 위축을 초래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객관적으로 존재합니다.

하지만 저는 TSMC가 '나 홀로 독주하는 무림(一個人的武林)'이라는 비판은 현재 개선되고 있다고 봅니다. TSMC가 대만 현지 장비, 소재, 화학 분야의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수많은 우수한 로컬 기업들을 육성해냈고, 이는 대만 산업 구조의 실질적인 고도화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피더스(Rapidus)의 과제와 한·일 협력의 한계, 한국이 주시해야 할 '미·대 협력'

또 다른 질문은 미·일 협력이 성공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이 한국에 위협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저는 한국 기업들이 거대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매우 신속한 의사결정 속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일본의 거대 그룹들이 따라잡기 힘든 강점입니다. 지난 40년의 반도체 역사 속에서 90년대 상위 10대 기업 중 6개를 차지했던 일본 기업들이 지금은 하나도 남지 않은 반면, 한국은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여전히 건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미·일 협력에 관해서는, 일본이 IBM과 손잡고 투자한 라피더스(Rapidus)와 TSMC의 구마모토 공장(JASM) 설립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많은 일본 지인들은 라피더스의 미래를 낙관하지 않으며, 저 역시 도전 과제가 매우 크다고 봅니다.

따라서 미·일 동맹 자체가 한국이 가장 우려해야 할 대상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일본과 대만의 협력이 장기적으로 큰 효과를 거둘 것으로 봅니다. 대만과 일본은 상호 보완적인 윈-윈(Win-win)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TSMC가 미국 팹리스 산업의 부흥을 도왔듯, 미래에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재건을 도울 수 있으며, 이는 한국이 간과해서는 안 될 지점입니다.

사실 한국이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미국과 대만의 협력'입니다. TSMC가 미국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미국 팹리스 및 시스템 대형 고객사들과 깊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Micron)과 대만 반도체 산업 간의 광범위한 협력—대만이 마이크론의 핵심 제조 거점이 된 점과 마이크론과 TSMC의 이종 산업 간 협력—은 한국 메모리 산업에 상당한 도전이 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미·일·대 3국 간의 정치·산업적 동맹은 미래에 큰 시너지를 낼 것입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모두 놓치지 않으려는 한국이 반드시 주시해야 할 방향입니다.

강연 중에 제가 보여드린 사진들—현재 2월 8일 국회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만 APEC 대표 린신이와 함께 밝게 웃으며 찍은 사진들, 반대로 시진핑 주석과의 경직된 사진—은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대만의 유사시(有事)가 곧 일본의 유사시"라는 주장을 견지하며 대만과 일본 동맹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 방문 중 시진핑 주석과 샤오미 폰으로 셀카를 찍는 등의 행보를 보이자, 트럼프는 즉각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15%에서 25%로)을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입장의 차이는 반도체 산업 발전의 큰 변수가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SK하이닉스의 삼성 추월 가능성에 대해, 한 한국 친구는 SK하이닉스 주가가 20만 원대에서 단 몇 달 만에 90만 원대까지 급등한 사례를 들며 분석을 요청했습니다.

제 의견은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 메모리) 분야에서는 이미 삼성을 추월했다는 것입니다. SK하이닉스는 일찍부터 HBM 연구개발을 중단 없이 지속해 왔기에 엔비디아(NVIDIA)의 인증과 지지를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삼성은 HBM 개발이 간헐적이었고,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와 투옥 등의 요인으로 경영 의사결정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이 HBM의 뒤처짐으로 이어졌습니다.

HBM 시장에서의 SK하이닉스 독주, 삼성에 던지는 강력한 경고장

장기적으로 SK하이닉스가 삼성을 완전히 넘어설 수 있을까요? 삼성은 메모리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스마트폰, TV 등 사업 영역이 훨씬 광범위합니다. 삼성이 오랜 기간 쌓아온 패권과 경쟁력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HBM 분야에서 추월당한 것은 삼성에 매우 중대한 경고입니다.

삼성의 광범위한 사업 구조는 조직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었고, 모든 것을 직접 수행하려는 '수직 계열화(Vertical Integration)' 방식은 변화가 빠른 AI 시대에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 간의 동맹과 협력이 중요해진 현재의 트렌드에 비추어 볼 때, 삼성의 개혁은 이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강연 끝 무렵 한 청중은 기업가에게 '국적(Nationality)'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국가 발전에 기여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비판과 압박을 받는다면, 사업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이 더 이성적인 선택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대만 내 가속화되는 정치적 흑색선전, 우리 사회가 경계해야 할 신호

왜 여전히 기업가들은 모국을 지키며 이러한 압박을 견디는 것일까요? TSMC 역시 비슷한 모순적 상황에 처한 적이 있는지, 그리고 서구 기업들은 어떠한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당시 통역을 통해 질문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기는 어려웠으나, 삼성이 한국 내에서 겪는 다양한 여론과 갈등이 투영된 질문임은 분명했습니다.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기업이 국내의 반발에 직면했을 때, 모국에서 사업을 지속할 동기와 정당성을 어떻게 찾느냐는 고민일 것입니다.

다행히 아직 대만 기업가들은 출국을 강요받을 정도의 공격을 받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만 사회 역시 정치적으로 양분되어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으며, TSMC를 향한 근거 없는 비판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미래에 우리 기업가들이 떠나야만 하는 선택지로 내몰릴 수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는 우리 대만 사회가 깊이 고민하고 경계해야 할 중요한 화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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