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알아야 할 대만의 '주가 2위' 기업——엔비디아 AI 랙을 떠받치는 킹슬라이드(King Slide), 주가는 모든 애널리스트 목표치를 넘어섰다

대만학
저자:林宏文
세계가 알아야 할 대만의 '주가 2위' 기업——엔비디아 AI 랙을 떠받치는 킹슬라이드(King Slide), 주가는 모든 애널리스트 목표치를 넘어섰다

블룸버그 단말기에서 종목코드 2059:TT는 대만의 슬라이드 레일 제조사일 뿐이다. 지난주 이 회사 주가는 8,560대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만 증시에서 ASPEED(信驊)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싼 주식이 됐다. 가구 철물 공장에서 출발한 킹슬라이드(King Slide·川湖科技)의 핵심 제품은, 진입장벽이 낮아 보이는 기계식 슬라이드 레일이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가장 비싼 AI 랙은, 이 회사의 얇은 레일 두 개가 받쳐 주지 않으면 출하되지 못한다.

지난주, 2026년 대만 벤처캐피털·사모펀드 연차총회에서 킹슬라이드(King Slide·川湖科技) 총경리 Jane Lin(林淑珍)의 강연을 들었다. 이 회사 주가는 현재 8,250대만달러(약 39만 8,000원, 1대만달러≈48원·2026-07-14 교차환율 기준), 대만 증시에서 ASPEED에 이어 주가 2위 종목이다. 그녀의 강연은 내가 오랫동안 품어 온 의문에 답을 주었다. 전통 슬라이드 레일 산업에서 나온 회사가 어떻게 이런 경쟁력을 갖추고, AI 시대의 큰 승자로 변모할 수 있었는가.

Jane Lin에 따르면, 회사를 모르는 사람들은 늘 같은 질문을 던진다. "슬라이드 레일이라야 쇠막대 두 개인데, 어떻게 그렇게 비싸게 팝니까?" 그 '쇠막대 두 개'에서 출발한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총이익률 77.7%, 순이익률 56%를 기록했다. 대만의 모든 정상급 기업을 뛰어넘고, 주가 1위 ASPEED와 시가총액 1위 TSMC에도 뒤지지 않는 경영 수치다.

전 세계 하이엔드 AI 서버 레일의 90% 이상을 대만 2개사가 공급한다

전통 서버 시대에 슬라이드 레일은 중요하긴 해도 결정적인 부품은 아니었다. 진짜 전환점은 AI 서버의 물리적 사양이 급변한 것이다. 엔비디아 GPU가 Blackwell에서 Vera Rubin 플랫폼으로 나아가면서, 서버 한 대의 무게는 과거 50킬로그램에서 100킬로그램 이상으로 뛰었다. 데이터센터 서버는 유지보수와 교체를 위해 수시로 꺼내야 한다. 엔지니어가 20킬로그램짜리 서버를 한 손으로 매끄럽게 랙 깊숙한 곳에서 통째로 끌어낼 수 있는 것은, 두께 2센티미터가 안 되는 레일 덕분이다. 기계가 무거워지고 밀도가 높아질수록 이 일은 어려워진다. 한 추정에 따르면, GB200 컴퓨트 트레이용 슬라이드 레일의 단가는 전 세대 H100용의 4배 이상이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이 부품의 시장은 극단적으로 집중돼 있다. 대만의 양강, 킹슬라이드와 Nan Juen(南俊國際)이 전 세계 하이엔드 AI 서버 레일 시장의 90% 이상을 나눠 갖고 있다.

GB200 랙 안에는 한국 기업의 존재도 있다. SK하이닉스 등이 공급하는 HBM 메모리가 GPU와 함께 실려 있다. 그 서버들이 유지보수를 위해 랙에서 빠져나올 때 하중을 받치는 것이, 바로 이 기사의 주인공이 만드는 슬라이드 레일이다.

슬라이드 레일은 겉보기에 로테크 전통 산업에 속하고, 국제 금융 미디어에서 이 시장은 거의 공백이다. 블룸버그 단말기의 킹슬라이드는 코드 2059:TT와 시세 데이터뿐, 특집 기사는 한 편도 검색되지 않는다. Forbes가 딱 한 번 쓴 것은 2025년 6월, 창업자 Lin Tsung-Chi(林聰吉)가 29억 달러의 자산으로 대만 50대 부호에 처음 진입했다는 기사였다. 이곳은 대만 제조업 생태계만이 속속들이 아는 독무대다.

부품 원가 비중은 극히 낮은데, 마진율은 TSMC보다 높다

AI 서버 한 대의 제조 원가는 수십만 달러에 달하지만, 레일이 부품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낮다. 그런데 이 수수한 부품이 IC 설계 회사조차 도달하기 어려운 마진율을 만들어 낸다. 수익률은 TSMC보다 높다.

애널리스트들은 목표주가 상향으로 주가를 뒤쫓아 왔다. 올해 5월 이후 목표치는 5,225대만달러에서 6,635대만달러까지 올라갔지만, 상향할 때마다 주가는 이미 그 앞을 달리고 있었다. 7월 13일 기준 8,250대만달러의 주가는, 확인 가능한 모든 기관 목표치를 웃돈다. 슬라이드 레일 하나가 어떻게 이런 마진을 내는가. 시장은 어떤 가정에 값을 매기고 있는가. 이 두 질문에 답하려면 26년 전——킹슬라이드가 최대 고객에게 벼랑 끝까지 몰렸던 그해로 돌아가야 한다.

2000년, 매출의 40~50%를 차지하던 대형 고객이 30%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킹슬라이드는 1986년 대만 남부의 제조업 거점 가오슝(高雄) 루주(路竹)에서 창업했다. 창업자는 Jane Lin의 부친이자 현 회장인 Lin Tsung-Chi. 초기에는 서랍용 슬라이드 레일을 만드는 가구 철물 철공소였고, 고객은 대만의 가구 업체들이었다.

Jane Lin에 따르면 2000년, 당시 매출의 40~50%를 차지하던 미국 대형 고객이 30%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 거부하면 발주를 끊겠다는 것이었다. 인하를 받아들이면 회사에 미래는 없다——그렇게 판단한 팀은 전환할 길을 찾기 시작했고, 눈에 들어온 것이 막 일어서던 서버 시장이었다.

그러나 그 시장에는 이미 패자(霸者)가 있었다. 미국 Accuride는 당시 세계 점유율 1위의 노포 대기업으로, 점유율이 한때 66%에 달했다. 2000년 이전 Compaq 등 서버 업체의 레일 공급은 주로 Accuride가 맡고 있었다. 그해, 최대 고객에게 몰린 가구 철물 공장 킹슬라이드에는 서버 수주가 단 한 건도 없었다.

2001년, 킹슬라이드는 차별화된 공급사를 찾고 있던 Compaq에 닿았다. 개척 방문을 맡은 사람이 당시 부총경리였던 JC Wang(王俊強)이다.

'킹슬라이드 철공소' 명함을 들고, 정장 차림의 Compaq으로 들어가다

JC Wang은 훗날 이렇게 회고했다. 당시 자신은 철강업의 회녹색 작업복을 입고 '川湖鐵工廠(King Slide Metalworker)'이라 인쇄된 명함을 들고, 정장 차림의 테크 대기업을 찾아갔다. 처음엔 스스로가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가구 고객의 단가 인하 압박에 몰려 있던 킹슬라이드에게, 이것은 전사의 명운을 건 생존전이었다.

눈앞의 고객 과제는 구체적이었다. Compaq이 원한 것은 인간공학적 설계——조작 버튼의 위치를 바꿔 서버의 유지보수와 관리를 더 쉽게 만드는 것. 시장의 3분의 2를 쥔 Accuride도 아직 채우지 못한 요구였다. 가구 서랍 레일을 만들던 철공소가, 어떻게 그것을 해낼 수 있단 말인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