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서 양자 기술까지, 대만 반도체 3세대 포럼이 제시한 미래 기술의 방향 ― SEMICON Taiwan 2025 현장 관찰

2025년 9월, 대만의 연례 반도체 행사 SEMICON Taiwan이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마지막 세션인 「테크 마스터 포럼」에서는 대만을 대표하는 세 세대의 기술 리더 네 명이 무대에 올라 대담을 나눴다. 전 산업기술연구원(ITRI) 원장 스 칭타이(史欽泰), 국가과학기술위원회(NSTC) 공학기술처 처장 홍 러원(洪樂文),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부총경리 홍 규쥔(洪圭鈞), 그리고 Wiwynn 회장 **홍 리닝(洪麗寗)**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포럼은 AI, 양자 기술, 인재 양성 등 미래 트렌드를 주제로 세대 간의 대화가 이루어졌으며, 매우 시사성이 높은 내용이 오갔다. 본문에서는 그 핵심 내용을 하나씩 소개한다.
포럼 시작 전,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는 올해 처음으로 「20 under 40 반도체 신예상」을 선정하고, 24명의 수상자에게 시상식을 거행했다. 이는 대만 반도체 차세대를 이끌 중요한 인재들을 기리는 자리였다. 「20 under 40」은 40세 이하의 뛰어난 젊은 전문가들을 선정하는 의미로, 올해 총 24명이 수상했다. SEMI는 이 상을 통해 대만 반도체 산업의 혁신과 글로벌 연계를 주도하는 중견 세대를 인정하고, 산업의 계승과 인재의 세대 교체를 촉진하고자 한다.
세대를 넘는 대만 기술 리더들, 앞으로의 30년을 논하다
이번 포럼은 대만 반도체 3세대 간의 대화와 전승을 상징한다. 1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은 79세의 스 칭타이로, 그는 1970년대 대만이 미국 RCA(Radio Corporation of America)로 파견했던 핵심 리더였다. 그는 ITRI와 칭화대학교 과기경영대학 학장을 역임하며 「산을 만든 사람」 중 한 명으로 불린다. 2세대는 홍 러원, 홍 규쥔, 홍 리닝과 같은 산업 주요 인물들이며, 3세대는 이번 「20 under 40 신예상」 수상자들이다.
포럼 현장에는 특별히 대만 남부의 명문 여고인 가오슝 여중(高雄女中, Kaohsiung Girls’ Senior High School) 학생들이 초청되어 전시와 포럼에 참가했다. 그들은 대만 반도체의 3세대 계승자를 상징하며, 1세대·2세대 산업 리더와 함께 자리해 산업 계승과 기술 비전의 연속성을 보여주었다.
SEMI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 겸 대만 구역 대표 차오 스룬(曹世綸, Terry Tsao)은 시상식에서 “20 under 40은 단순한 상이 아니라 반도체 신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우리는 1세대 ‘산을 만든 사람’에게 경의를 표하고, 이번 세대 인재들이 앞으로 30년을 밝혀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차오 스룬은 또한 올해가 SEMICON Taiwan 창립 30주년임을 강조했다. 그는 30여 년 전 SEMICON Taiwan 유치를 위해 힘쓴 스 칭타이와 현 매크로닉스(Macronix) 총경리 루 즈위엔(盧志遠)에게 특별히 감사를 표하며, SEMI 플랫폼이 대만 반도체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고 언급했다.
포럼 시작 전 필자는 네 명의 패널을 소개하며, 스 칭타이가 바로 대만 반도체 산업 1세대 「산을 만든 사람」의 대표임을 강조했다. 그의 커리어는 두 단계로 나뉜다. 대만 초기 산업 기술 연구와 인재 양성을 주도한 ITRI에서 30년, 그리고 신주 과학단지 옆에 위치한 칭화대학 과기경영대학 학장으로 20년을 봉직했다. 두 자리 모두 대만 과학기술 발전에 있어 핵심적 리더 역할이었다.
홍 러원은 원래 칭화대학 전기공학과 교수였으나, 현재는 대만 정부 산하 NSTC 공학기술처 처장으로 파견되어 기업과의 연구 협력을 조정하고 있다. 한편 홍 규쥔은 반도체 업계에서 30년 가까이 몸담아왔으며, UMC와 인텔(Intel)의 12nm 공정 공동 개발을 이끈 주역이다.
나는 또, UMC가 대만 반도체 산업에 끼친 중대한 기여를 강조했다. 1996년, UMC는 IC 설계 부문을 분리하여 오늘날의 미디어텍(MediaTek), 노바텍(Novatek)을 탄생시켰으며, 리얼텍(Realtek) 창업자 역시 UMC 출신이다. 이 세 회사는 현재 세계 톱 10 무팹(fabless) IC 설계사에 속하며, UMC의 체계적 영향력을 잘 보여준다.
또한 1990년대 UMC의 「분사」 조치는 세계 최초로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 종합반도체기업) 모델을 파운드리와 설계로 분리한 사례 중 하나였다. 이후 대만의 컴퓨터 브랜드인 에이서(Acer)와 아수스(ASUS)도 각각 2001년, 2005년에 제조 부문을 분리해 위스트론(Wistron)과 페가트론(Pegatron)**을 설립했다. 이는 대만이 글로벌 공급망 전문 분업을 선제적으로 파악한 사례로, 일본, 한국 등 주요 아시아 기술국가들조차 아직 완전히 전환하지 못한 구조였다. 심지어 인텔조차 IDM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는 거대하고 복잡한 산업 ― 다양한 인재의 융합 필요
포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스 칭타이는 대만 반도체 발전사를 회고했다. 그는 “초기에는 자원이 부족해 중요한 계획을 할 때마다 늘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지만, 결국 ‘시도했고, 올바르게 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을 중국 고전 소설 서유기에 빗대며, 수많은 난관과 도전을 거쳐 결국 위대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오늘날 반도체가 매우 거대하고 복잡한 산업으로 발전했음을 강조하며, 인재는 더 이상 전기공학에 국한되지 않고 재료, 화학, 정보, 경영, 법률 등 다학문적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트랜지스터 설계가 집을 짓는 것 같았다면, 지금의 반도체 산업은 세계적 대도시를 건설하는 것과 같다”며, 공원, 상업지구, 교통망까지 갖춰야 하는 만큼 다양한 인재의 융합이 필수라고 비유했다.
또 그는 과거 신주 지역이 매우 외진 곳이라, 대만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 있던 타이베이 사람들은 오기를 꺼렸다고 회상했다. 인력 확보가 어려워 ITRI는 타이완대 화학공학과와 공공행정학과 학생들을 반도체 분야로 끌어들였다. 그중 한 명은 훗날 UMC 총경리가 되었다. 이는 초기의 이종 전공 인재가 대만 반도체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스 칭타이는 또 미국에서 돌아와 ITRI에 합류했을 당시 신분증 직업란에 ‘군인·공무원·교육자·상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결국 ‘사회 서비스’라고 적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나중에 오히려 이 분류가 적절했다고 느꼈다. ITRI에서 대만 반도체 산업을 창출한 일이든, 칭화대학에서 과기경영 교육을 발전시킨 일이든, 본질적으로 대만 산업과 사회에 기여하는 ‘사회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그는 또한 ITRI에서 떠나 칭화대로 간 배경에 대해, 대만의 기술 관리 능력 부족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TSMC 창립자 장 중머우(張忠謀, Morris Chang)가 칭화대 과기경영 교육을 후원하며 “대만은 엔지니어링 기술은 세계 수준과 격차가 크지 않지만, 기업과 기술 관리 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강조했던 일을 떠올렸다. 이러한 문제의식이 그의 ‘사회 서비스’를 이어가는 또 다른 목표가 되었다.
그는 미래 기술의 전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엔지니어링으로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지만, 시대마다 다른 도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는 젊은 세대에게 “경력을 생각할 때는 시간을 길게 보라. 반도체 발전이 ‘천리 길’이라면, 백 리만 가고 멈춰서는 진정한 성공에 도달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ITRI와 칭화대 재직 시절 내내 창의, 성실, 공유라는 세 가지 가치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창의는 모든 일의 출발점이며, 성실은 대만 기업이 세계에서 돋보이는 비결이다. 대만 기업은 고객 서비스를 중시하고 직접 경쟁하지 않기 때문에 국제 대기업들이 주문을 맡기며 장기 협력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공유 역시 중요하다. 그는 “대만 산업이 성공한 이유는 고객과 상호보완적이고 상생하는 협력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라며, 기업이 성장한 뒤에는 고객과 성과를 나누고 시장을 독점하지 않아야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봇과 위성통신 ― 주목해야 할 두 가지 신기술
홍 러원은 원래 칭화대 전기공학과 통신공학 교수였으나, 1년 전 NSTC 공학기술처 처장으로 임명되어 칭화대와 대만 전자 대기업 라이트온(Lite-On Technology) 간의 연구 협력센터를 조정하고 있다.
그는 대만 정부가 향후 20년 산업 발전을 위해 추진 중인 「AI 10대 건설」 정책을 소개하며, 특히 로봇 기술과 위성통신이라는 두 가지 신흥 기술 분야를 지목했다. 전자는 AI를 가상 공간에서 현실 세계로 확장시키고, 후자는 정보 시스템을 3차원 공간, 더 나아가 우주로 확장할 수 있게 한다. 이 두 분야가 앞으로 혁신 응용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필자는 엘론 머스크(Elon Musk)의 두 기업, 테슬라(Tesla)와 스페이스X(SpaceX)가 각각 로봇 응용과 위성통신 기술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홍 러원은 또 젊은 세대에게 스스로 열정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많은 흥미는 직접 해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행동으로 옮기면 열정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Just do it”이라며 적극적으로 도전할 것을 권했다.
홍 규쥔은 자신의 신조를 “일을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해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력을 회고하며, 늘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낯선 것에 도전했으며, 호기심과 학습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도전을 마친 뒤 성취감을 얻으며 점점 그것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젊은이들에게 높은 곳에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그래야 멀리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미래 세대는 반드시 창의성과 AI를 넘어서는 능력을 갖춰야 AI를 다룰 수 있다”며,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AI가 가지지 못한 특질과 가치를 갖춘 이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28년째 UMC에서 근무 중이며, 인텔과 공동 개발하는 12nm 공정 프로젝트의 핵심 책임자다. 그는 양측 협력의 성과와 2017년 이후 UMC의 전환 전략을 공유했다.

그는 2024년 UMC가 인텔과 함께 12nm FinFET 공정을 개발한다고 발표했음을 언급하며, 이 협력이 UMC에 새로운 세대 공정을 자산 경량 모델로 전개해 성장 동력을 유지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인텔은 UMC로부터 파운드리 사업 운영과 제품 개발 추진 방식을 배웠으며, UMC를 “가치 있는 기술 파트너”라고 칭찬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인텔이 과거 제품 개발에서 성능 향상에만 집중하고 전력 소모에는 덜 신경 썼으나, 스마트폰 등 휴대형 기기 시장이 급성장하며 전력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때 UMC의 저전력 기술 경험이 인텔에 중요한 참고가 되었다.
그는 양측의 공동 개발이 2026년 완료 및 검증을 거쳐, 2027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여성 리더십의 힘
홍 리닝은 자신의 열정이 어떻게 불타올랐는지를 소개했다. 계기는 젊은 시절, 에이서(Acer) 창립자 **스 젠룽(施振榮, Stan Shih)**과의 대화였다.
대학 졸업 후 당시 남자친구가 해외 유학을 원치 않아 대만에 남아 의류 무역 회사에 입사했으나, 곧 사장이 리베이트를 받는 것을 보고 실망해 사직했다. 이후 에이서의 채용 공고에서 **「프로세서의 정원사」**라는 직무명을 보고 지원했고, 스 젠룽과 밤에 면접을 보게 되었다. 창업 4년 차였던 그는 미처리기가 세상을 바꾸는 방식과 중국어 입력기의 중요성에 대해 2~3시간이나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면접이 끝나자 그는 “집에 가서 아버지께 여쭤보고 결정하라”고 했지만, 홍 리닝은 “나는 지금 바로 에이서에 들어가고 싶다”고 결심했다. 그녀는 바로 그날 밤이 자신의 소명이 깨어난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그 후 에이서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위스트론으로 파견되었고, 다시 독립해 동료들과 함께 Wiwynn을 창립했다. 초기 자본금은 9,500만 NT$였으나, 현재 Wiwynn은 시가총액 6,000억 NT$를 넘는 글로벌 AI 서버 강자가 되었다.
홍 리닝은 현장 여고생들에게 “여성이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대만 여성 이사 협회 멤버로 활동하며, 많은 여성 CEO들이 남성 못지않게 훌륭하게 회사를 경영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또 한국, 일본 등과 비교해 대만이 여성에게 더 우호적 환경을 제공한다며, 젊은 여성들에게 사회적 가치관이나 자기 의심에 얽매이지 말고 꿈에 도전하라고 격려했다. 또한 남성들에게도 여성의 능력과 기여를 인정하고 지지해 줄 것을 당부했다.
끝없는 학습과 다학제적 도전
포럼에서는 융합 학습의 중요성에 대해 패널 모두가 깊이 공감했다. 스 칭타이는 과거 갈륨비소(III-V 반도체), 광섬유, 실리콘 포토닉스 등 한때 구식이라 여겨졌던 기술들이 시간이 지나며 다시금 통신·센싱 분야에서 핵심이 된 사례를 언급했다.
홍 리닝은 엔지니어들이 지속적으로 학습에 열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Wiwynn 내부에서 이미 많은 부서가 AI를 도입했고, 특히 재무 부서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라며, 고객사나 경쟁사가 실적을 발표하면 AI 시스템이 즉시 상세 보고서를 작성해 경영진 의사결정을 돕는다고 소개했다.
또 Wiwynn은 컴퓨팅 파워 솔루션 기업으로, AI 계산 능력이 향상될수록 네트워크 대역폭과 연산 속도의 불균형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에 실리콘 포토닉스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한 AI의 고전력 소모로 인한 발열 문제가 심각하다며, 업계 전체가 에너지 효율 개선에 힘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