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입김인가? NVIDIA, 인텔에 50억 달러 투자…TSMC 파운드리 지위는 흔들리지 않아, 장기적 리스크 주목

반도체 산업
저자:林宏文
트럼프의 입김인가? NVIDIA, 인텔에 50억 달러 투자…TSMC 파운드리 지위는 흔들리지 않아, 장기적 리스크 주목

9월 18일 오후, 필자는 대만 서버 제조 대기업인 위스트론(Wistron)이 주최한 글로벌 서플라이어 컨퍼런스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 만찬 자리에서, NVIDIA(엔비디아)가 인텔(Intel)에 50억 달러를 투자해 약 4%의 지분을 취득하고, 양사가 PC(개인용 컴퓨터) 및 데이터센터 칩을 공동 설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충격적인 뉴스에 인텔 주가는 장전 거래에서 30% 급등했고, 대만 지수 선물은 급락했다.

다음 날 아침, 인텔은 전날보다 약 23% 상승한 채 마감했고, NVIDIA도 3.49% 올랐다. 주목할 점은 TSMC(台積電)의 미국 예탁증권(ADR)이 오히려 2.23% 상승하며 장중 270.54달러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또 다른 경쟁자인 AMD(超微)도 0.78% 소폭 하락에 그쳐, 시장이 이번 사안을 단기적 충격으로 해석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주가 움직임은 시장이 이 협력 건을 단기적으로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젠슨 황(NVIDIA CEO)과 리푸 탄(Lip-Bu Tan, 인텔 CEO)이 공동으로 화상 발표를 통해 설명했듯이, 양측은 기술 및 제품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파운드리(위탁생산)와 관련해서는 “TSMC는 훌륭하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즉, 이번 협력은 인텔 파운드리 활용 여부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NVIDIA가 인텔 지분 투자를 발표한 뒤, 인텔 CEO 리푸 탄(陳立武)이 X 플랫폼에 젠슨 황(黄仁勳)과 함께한 사진을 올렸다.
NVIDIA가 인텔 지분 투자를 발표한 뒤, 인텔 CEO 리푸 탄(陳立武)이 X 플랫폼에 젠슨 황(黄仁勳)과 함께한 사진을 올렸다.

세 가지 협력 방향, NVIDIA 지분 참여가 인텔에 갖는 중대한 의미

우선 제품 협력 측면에서 보면, 양측은 크게 세 가지 협력 축을 제시했다.

첫째, 데이터센터 칩이다. 인텔은 NVIDIA를 위해 맞춤형 x86 프로세서를 제작하고, 이를 NVIDIA가 자사의 AI 인프라 플랫폼에 통합한다. 이 협력은 NVIDIA가 기업용 AI 연산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게 하고, 인텔은 고성장 중인 AI 칩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둘째, PC 칩이다. 인텔은 NVIDIA의 RTX GPU 칩렛(chiplets)을 통합한 x86 SoC(System on Chip)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PC 성능 표준을 새롭게 정의할 것이며, 특히 CPU와 GPU의 긴밀한 결합이 요구되는 고성능 게이밍, 크리에이터 툴, AI 응용 분야에 강력한 경쟁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셋째, NVLink와 x86 아키텍처의 기술적 통합이다. NVIDIA의 NVLink 기술을 활용해, 인텔의 CPU 및 방대한 x86 생태계와 NVIDIA의 AI·가속 연산 역량을 무결하게 결합하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데이터센터 및 소비자용 제품에서 한층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세 가지 협력 방향은 AMD(超微)에게 분명한 위협이 된다. CPU와 GPU의 결합 시장에서 AMD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의 강세장 분위기 속에서 시장은 아직 큰 경계심을 보이지 않았고, 따라서 AMD 주가 하락도 제한적이었다.

결국 이번 협력에서 가장 큰 의미를 얻는 쪽은 인텔이다.

현재 인텔의 주주 구성을 보면, 미국 정부, 소프트뱅크, 그리고 NVIDIA까지 합류한 상태다. 이처럼 화려한 주주 라인업은 리푸 탄 CEO가 벤처캐피털 출신다운 뛰어난 자금 조달 능력을 보여준다. 취임 반 년 만에 자본 시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을 유치해 인텔을 위기에서 벗어나게 만든 것이다.

NVIDIA 브랜드가 보증하는 효과, 글로벌 대형 펀드의 인텔 매수 압력

인텔 입장에서 NVIDIA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AI 칩 시장의 절대 강자다. 따라서 기술적·브랜드적 보증 효과가 크며, 고객 맞춤형 제품 협력까지 동반하는 점은 더욱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이번 협력으로 인텔은 다시금 AI 연산 핵심 전장에 복귀할 기회를 얻었고, GPU와 AI 분야에서 뒤처졌던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게 되었다.

재무적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현재 인텔은 약 290억 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으며, 분기당 20억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NVIDIA의 50억 달러, 소프트뱅크의 20억 달러, 그리고 앞서 미국 정부가 보조금에서 지분 투자로 전환한 88.7억 달러가 더해져 단기적 자금난 해소가 가능해졌다.

더 중요한 것은 미래다. NVIDIA가 인텔에 지분 투자함에 따라, 세계 각국의 국부펀드, 연기금, 미국 대형 투자 펀드, 중동 가족 자금 등이 인텔을 외면하기 어렵게 되었고, 결국 매수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때 인텔의 시가총액은 1,000억 달러에도 못 미쳤으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비교하면 이는 비정상적으로 낮은 수준이었다. 이제 자본시장은 인텔 주가를 끌어올릴 여러 가지 이유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왜 NVIDIA가 이런 투자를 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입김일 가능성이 크다.

투자 발표 시점에 젠슨 황과 트럼프는 영국을 방문 중이었다. 미국 정부가 이미 선투자자로 들어온 상황에서, 트럼프 특유의 방식대로 NVIDIA까지 끌어들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NVIDIA 입장에서는 4조 달러가 넘는 시가총액을 고려하면 50억 달러 투자는 가벼운 결정일 수 있으며, 동시에 트럼프에게 미국 기업을 강력히 지원한다는 정치적 성과를 안겨줄 수 있다.

이번 투자로 인해, 단 하루 만에 인텔 시가총액은 200억 달러 이상 불어났고, 미국 정부 지분 가치도 덩달아 뛰었다. 트럼프가 “국고가 큰 이익을 거뒀다”고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그 효과는 막대하다.

투자 자체만이 아니라, 협력 내용도 NVIDIA에 유리하다. PC 및 데이터센터 칩 공동 개발로 클라우드에서 엣지 컴퓨팅까지 시장을 확장할 수 있고, 인텔이 NVLink를 채택함으로써 이 기술이 민수 및 군수 분야를 포함한 인텔 x86 생태계 전반에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NVIDIA의 세력 확장으로 이어진다.

단기적으로는 TSMC 충격 제한, 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 주의

마지막으로, 이번 협력이 TSMC에 미칠 영향을 살펴보자.

현재 NVIDIA와 인텔의 협력은 파운드리 분야를 직접 다루지 않는다. 이는 TSMC의 기술 우위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단기간 내에 인텔이 이 격차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현실적 판단이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지분 참여가 곧 NVIDIA가 TSMC 대신 인텔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긴다는 의미는 아니다.

즉, 이번 협력은 제품 차원에서 인텔의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AMD의 잠재적 시장 점유율 확대를 억제하려는 목적이 크다. 인텔의 제조 역량이 미흡한 경우, 최종적으로는 여전히 TSMC에 주문을 맡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향후 몇 년간은 TSMC의 파운드리 지위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길게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집중 지원을 받고 있으며, 첨단 공정 역량 강화는 변함없는 전략 목표다. NVIDIA가 지분 투자자로 들어온 이상, 일부 중저가 칩을 인텔에 맡길 가능성도 커졌다. 게다가 미국 내 생산 요구가 갈수록 강해지는 가운데, 정부가 인텔을 최우선 파운드리로 밀어줄 공산이 크다. TSMC는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에 따라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인텔 입장에서는 자본 조달로 회사를 단기 부흥시키는 효과는 크지만, 정치적 이해관계가 얽힌 강력한 주주가 다수 존재할 경우 경영 자율성이 흔들릴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인텔이 직면할 가장 큰 불확실성이다.

9월 18일 밤, 위스트론이 개최한 이번 글로벌 서플라이어 컨퍼런스의 주제는 “Make an Impact”였다. 행사에는 국내외 600여 개 업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위스트론의 린 시엔밍(林憲銘) 회장은,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두 인물인 스 칭타이(史欽泰) 전 공업기술연구원 원장과 옌 창쇼우(嚴長壽) 선생을 연사로 초청했다. 그는 기업과 개인이 교육, 공익, 지역사회, 인문 분야에서 어떻게 더 큰 영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린 회장은 또한, 트럼프 재집권 이후 상호 관세와 제조 이전 정책이 다시 주목받으며, 세계 전자 공급망이 전례 없는 재편 압력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다. 과거에는 글로벌하게 생산 거점을 분산할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그것이 필수 불가결한 전략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변화가 대만 전자 산업에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으며, 대만 기업들은 변화에 대응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력업체들의 기여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더 큰 영향력을 창출하자고 독려했다.

기자로 수십 년간 활동해 왔지만, 올해처럼 매일 굵직한 뉴스가 쏟아진 해는 없었다. 그러나 린 회장의 말처럼, 오랜 세월 쌓아온 대만 전자 산업의 저력은 곧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대응력을 의미한다. 다가올 도전은 곧 대만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