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따라 세계로… 대만 공급망 18개사 연합 'TSS', 글로벌 반도체 시장 공략

인물 대담
저자:林宏文
TSMC 따라 세계로… 대만 공급망 18개사 연합 'TSS', 글로벌 반도체 시장 공략

전 세계적인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미국, 일본, 독일 등지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해외 생산 및 확장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됨에 따라 TSMC는 각국 반도체 산업 발전의 든든한 동맹으로 자리 잡았다.

TSMC의 글로벌 확장에 발맞춰 대만 협력사들도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자원 상호 보완을 통해 해외 시장을 확장하기 위해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그중 18개 공급업체가 결성한 'TSS(TSS Venture Group)' 산하 2개 지주회사는 현재 TSMC 공급망 내 최대 규모의 연합체로, 이미 미국 애리조나주와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동 사무소를 개설했다.

TSS의 취성저(Chueh Sheng-che) 회장은 현재 요덱스(Yeedex)의 회장직도 겸하고 있다. 2025년 8월, TSS 회원사들이 미국 애리조나주를 방문했을 당시 TSMC 미국 공장의 건설 및 운영 속도가 확연히 빨라졌음을 체감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 거점을 마련하려는 공급업체들의 수요도 뚜렷하게 증가했다.

일본 구마모토 TSS 사무소 입구에서 촬영한 취성저(Chueh Sheng-che) TSS 회장. (사진=취성저 제공)
일본 구마모토 TSS 사무소 입구에서 촬영한 취성저(Chueh Sheng-che) TSS 회장. (사진=취성저 제공)

다음은 취성저 TSS 회장과의 단독 인터뷰를 1인칭 시점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취 회장은 인터뷰를 통해 미국과 일본 투자 현장에서 관찰한 산업 동향, 직면했던 도전 과제, 그리고 연합체가 전망하는 반도체 산업의 미래에 대해 밝혔다.

TSS의 출범은 회원사 모두가 대만 '창업개모상(Model of Entrepreneurship Award)'을 수상한 기업가라는 공통점에서 시작됐다. 자주 모임을 가지며 쌓은 친분과 반도체 사업 발전의 필요성이 맞물려 의기투합하게 됐다.

'창업개모상'은 대만 전국혁신창업총회(NiEA)가 1978년 제정한 대만 최고 권위의 기업가상으로, 대만 경제부(MOEA) 등 정부 기관이 지도를 맡고 있다. 지난 48년간 국내외 창업가 752명을 표창하며 세계적인 지표로 자리 잡았다. 수상 기업들은 모두 무에서 유를 창조한 중소기업들로, 현재 5대륙 27개국에 진출해 누적 생산액 3조 5천억 대만달러(약 1,100억 미 달러)를 기록했다.

상호 부조와 시너지 창출… '반도체 현지화 연합' 결성

구등정밀(Gudeng)의 추밍쳰(Bill Chiu) 회장은 TSS의 핵심 인물로, 현재 '전국혁신창업총회(NiEA)' 총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회원사 대다수가 중소기업인 점을 감안해 반도체 종사 회원사 간 상호 부조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반도체 현지화 연합(Semiconductor Localization Alliance)' 결성을 주도했다. 이를 통해 지주회사 설립 구상이 구체화됐으며, 해외 시장 공동 개척 및 비용·리스크 분담뿐만 아니라 반도체 분야 진입을 희망하는 비(非)반도체 기업들의 입문도 돕고 있다.

TSS의 핵심 인물 3인. 왼쪽부터 취성저(Chueh Sheng-che) TSS 회장, 추밍쳰(Bill Chiu) 구등정밀 회장, 우텅옌(Wu Teng-yen) TSS II 회장. (사진=TSS 제공)
TSS의 핵심 인물 3인. 왼쪽부터 취성저(Chueh Sheng-che) TSS 회장, 추밍쳰(Bill Chiu) 구등정밀 회장, 우텅옌(Wu Teng-yen) TSS II 회장. (사진=TSS 제공)

2023년 7월, 반도체 웨이퍼 제조 전공정 장비 및 소모품 분야 8개사로 구성된 첫 번째 지주회사 'TSS'가 출범했다.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확인한 후 모델을 확장하여, 2025년 3월 첨단 패키징, 공정 재료, 산업용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분야의 우수 기업 10개사가 합류한 제2지주회사 'TSS II'를 설립했다.

마이크로프로그램(Microprogram) 상장 전 실적 발표회에 모인 TSS 회원사들. (사진=TSS 제공)
마이크로프로그램(Microprogram) 상장 전 실적 발표회에 모인 TSS 회원사들. (사진=TSS 제공)

이들 18개사는 모두 TSMC의 직·간접 협력사로, 대부분 대만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이다. 각기 다른 제품과 기술을 보유한 이들은 대만 반도체 공급망의 '대함대(Grand Fleet)'를 형성해 현재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구마모토에 공동 사무소를 두고 해외 시장을 향해 항해하고 있다.

TSS 18개사는 본업의 발전 외에도 상호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TSMC의 거대한 공급망 수요 속에서 더 높은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새로운 영역에서 더 많은 기회를 찾기 위함이다.

TSS 18개사는 모두 TSMC의 직·간접 공급업체다. (사진=TSS 제공)
TSS 18개사는 모두 TSMC의 직·간접 공급업체다. (사진=TSS 제공)

일례로, 현재 요덱스(Yeedex)는 지주회사 내 5개사와 협력해 신제품 개발에 착수했다. 장비에 사용되는 부품과 소모품을 공동 연구하고 상호 지원하며 더 나은 품질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서로 다른 기업이 목표를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신뢰 구축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지주회사 지분율을 동일하게 유지하고, 지주회사가 각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운명 공동체를 형성, 연합이 원활히 운영되도록 했다.

日 기업의 '평등주의' 성향 vs TSMC의 끊임없는 고강도 요구

지난 2년간 TSS 회원사들은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구마모토를 수차례 방문했다. TSMC 미국 공장 건설은 확연히 가속화되어 2공장이 2026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구마모토 2공장(JASM Fab 2)의 경우 2025년 자동차 산업 경기 변동으로 수요가 지연되며 조정기를 거쳤으나, 관세 요인이 명확해짐에 따라 방향을 잡고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TSS 미국 사무소를 방문한 회원사들. 구등정밀(Gudeng) 미국 지사 로비에서 촬영했다. (사진=취성저 제공)
TSS 미국 사무소를 방문한 회원사들. 구등정밀(Gudeng) 미국 지사 로비에서 촬영했다. (사진=취성저 제공)

실제 미국과 일본 기업을 방문해 본 결과, 일본의 웨이퍼 팹 대부분이 구형 라인이었다. 일본이 오랫동안 반도체 웨이퍼 제조 투자를 멈췄던 탓에 신형 부품이나 공정 개선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다.

일본 반도체 업계는 수년간 신규 팹 투자를 포기해 왔으며, 많은 공장이 대기업 그룹 내 사업부(BU) 형태다. 그룹 내에서 반도체 부문의 수익성 여부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나눠 먹기식(경쟁 부재의 평등주의)' 분위기가 감지됐으며, 새로운 공급업체 평가에도 소극적이었다.

대기업 내 전문 경영인들은 회사의 지시가 없으면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인 셈이다. 일본 자동차 부품의 경우 한번 설계에 반영되면 최소 5년은 사용되는데, 교체 지시가 없는 한 누구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반면 대만 기업은 전혀 다르다. TSMC는 공급업체에 매년 단가 인하나 더 나은 솔루션 제안 등 다양한 방안을 요구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TSMC와의 거래는 불가능하다.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TSS 18개사는 일본의 문화와 지리적 요인을 고려해 주로 일본 종합상사(Trading Companies)를 활용하고 있다. 일본인이 일본인을 상대하게 하고 TSS는 제품과 기술 관리에 집중하는 방식이 개별적으로 문을 두드리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다.

2024년 12월 일본 반도체 전시회 내 TSS 공동 부스 전경. (사진=TSS 제공)
2024년 12월 일본 반도체 전시회 내 TSS 공동 부스 전경. (사진=TSS 제공)

미국 시장은 일본과 달리 반응이 매우 직설적이다. 웨이퍼 팹마다 공정 기술 차이가 뚜렷한데,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나 글로벌파운드리(GlobalFoundries) 등은 주로 성숙 공정에 집중하고 있어 대만 공급업체의 첨단 솔루션에 대해 "현재로선 불필요하다"고 즉답하기도 한다.

반면 인텔(Intel)은 공정 기술이 비교적 앞서 있어 소통이 원활하다. 현 CEO 립부 탄(Lip-Bu Tan)이 이끄는 인텔은 신규 공급망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 다만 추진 속도는 빠르지 않아 인텔의 첨단 공정 기술 진전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실현까지 시간이 더 필요함을 알 수 있다.

TSMC의 공급망 관리는 매우 체계적이며, 합격 공급업체가 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TSMC는 매년 우수 공급업체를 시상하는데, 10년을 노력해도 받지 못할 만큼 수상이 어렵다.

투자 인프라 부족한 미·일... 대만은 정부 주도 과학단지가 강점

TSMC 공급업체 시상식에는 수상 기업뿐만 아니라 수상을 못한 경쟁사들도 초청된다. 경쟁사가 상을 받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미수상 기업의 심정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수상 기업 역시 다음엔 경쟁자가 그 자리에 설 수 있다는 긴장감을 늦추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TSMC의 합격 공급업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대만 반도체 산업은 TSMC의 끊임없는 첨단 공정(Advanced Process) 도전 덕분에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했다. 예를 들어 10나노미터(nm) 이하 공정의 클린룸(Cleanroom)에서는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냄새조차 용납되지 않는다.

담배 연기를 예로 들면, 연기는 입자가 아니지만 냄새가 남는다. 첨단 공정 클린룸은 이러한 기체 오염에도 민감한데, 이를 '분자 오염(AMC, Airborne Molecular Contamination)'이라 한다. 첨단 공정은 성숙 공정과 달리 반드시 AMC 제거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현재 미국이나 일본의 기존 공장들은 이러한 장비가 필요 없지만, 공정이 10나노급으로 진전되면 반드시 AMC 제거 장비가 필요해진다. 미래 사업 기회가 큰 이유다.

TSS 회원사의 해외 투자는 TSMC 외 다른 기업으로 공급망을 넓히는 것도 목표로 한다. 이는 과거 대만 공급망이 접하기 어려웠던 시장으로, 대만 기업들이 국제 무대에 설 좋은 기회다.

현재 TSS 미국 사무소는 구등정밀(Gudeng) 미국 지사와 통합 운영 중이며, 20여 명의 인력 중 절반은 대만 파견, 절반은 현지 채용 인력이다. 일본 사무소는 올해 요덱스가 설립한 일본 법인을 사용한다. 중소기업끼리 비용을 절감하고 상호 지원하기 위함이다.

미국과 일본 투자 경험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싶다. 애리조나 부지 답사 당시 끝없이 펼쳐진 사막을 보며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 고된 임무임을 직감했다.

대만의 과학단지(Science Parks)는 정부가 인프라와 원스톱 서비스를 미리 계획해 투자가 용이하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며, 관련 법령조차 미비해 공무원들도 절차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TSMC 웨이저자(C.C. Wei) 회장 역시 해외에서 법령 문제로 비용을 들여 전문가를 고용해야 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런 면에서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는 대만 제조업은 행복한 편이다.

미국, 일본은 대만 정부가 주도하는 과학단지 개념과 달리, 기업 수요에 맞춰 공단을 짓고 입주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 일본 역시 전문 공업단지 지정보다는 대기업 그룹이 알아서 해결하는 방식이다. TSMC 같은 대기업은 자체 해결 능력이 있지만, TSS의 18개 중소기업은 거대 자원이 없기에 뭉쳐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

표 1: TSS 반도체 홀딩스 (TSS) - 8개사 구성 (주: 주로 웨이퍼 제조 전공정 장비 및 소모품 포함)

표 2: TSS II 반도체 홀딩스 (TSS II) - 10개사 구성 (주: 주로 첨단 패키징, 공정 재료 및 산업용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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