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의 해외 공장 따라 대만 대학도 인재 양성 확대: NYCU, 2027년 애리조나 교육과정 개설, 2030년부터 미국 분교 신청 추진

TSMC
저자:林宏文
TSMC의 해외 공장 따라 대만 대학도 인재 양성 확대: NYCU, 2027년 애리조나 교육과정 개설, 2030년부터 미국 분교 신청 추진

독일 학생은 대만에 와서 연수를 받고, 대만 학생은 애리조나로 실습을 간다. TSMC와 깊은 인연을 가진 대학이 ‘생태계 대학’ 구상을 내놓고, 대만과 미국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잇는 통합 역할을 대학이 맡아야 한다고 제안한다.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에 투자하면서 대만 전자 산업이 세계 시장으로 나가는 새로운 흐름이 생겼다. 그렇다면 대만의 대학과 연구기관은 이 대만 기업들의 글로벌 투자 흐름 속에서 어떤 새로운 역할을 맡아야 하는가.

TSMC가 미국 애리조나주와 독일 드레스덴에 공장을 지은 뒤, 인재는 어떻게 따라가는가. 지정학이 대만 반도체 산업의 해외 확장을 재촉하는 지금, 이것은 더 이상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다. TSMC 생태계를 받아들이려는 나라들은 이미 여기에 돈을 쓰고 있다. 독일에서는 연방정부와 작센주 정부가 학생들을 대만 연수에 보내고, 미국 애리조나주에서는 피마 카운티(Pima County)가 대만 대학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인재 양성 거점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만 신주(新竹)에 본부를 두고 TSMC의 주요 인재 공급원 가운데 하나인 국립양명교통대학교(NYCU, 國立陽明交通大學)는 최신 계획을 통해 대만발 또 하나의 답을 내놓았다. 대만의 반도체 인재 양성 방식을 TSMC 해외 공장 주변에 도입하고, 현지 대학과 생태계형 협력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2026년 1월 NYCU는 미국 애리조나대학과 ‘탤런트 앤드 이노베이션 허브(Talent and Innovation Hub, TIH)’ 설립에 합의했다. 2027년 개강을 예정하고 있으며, 2030년부터는 대만 교육부에 미국 분교 설립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편 독일 학생들은 이미 반대 방향의 경로를 걷고 있다. 대만 대학에서 수업을 듣고, 타이중(台中)에 있는 TSMC 연수센터에서 실습한 뒤, TSMC 유럽 공장 ESMC가 건설 중인 드레스덴으로 돌아간다.

2026년 9월 초, SEMICON Taiwan(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 SEMI가 해마다 타이베이에서 여는 산업 전시회로, 2026년 전시 기간은 9월 2일부터 4일까지) 기간에 NYCU의 Chi-Hung Lin(林奇宏) 총장과 Jack Sun(孫元成) 부총장은 애리조나대학(UA, 애리조나주 투손에 있는 주립대학)에서 연구와 대외 협력을 총괄하는 Tomás Díaz de la Rubia 수석부총장을 초청했다. 필자는 이 기간에 Lin 총장, NYCU 재료과학공학과의 Yuan-Chieh Tseng(曾院介) 특빙교수(Distinguished Professor), 그리고 미국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 시놉시스(Synopsys)의 대만 회장인 Robert Li(李明哲)를 인터뷰했다. 거기서 본 것은 대학의 새로운 역할을 힘써 구축하고, 그 역할을 ‘4세대 대학’이라는 이론 틀로 설명하는 NYCU의 모습이었다. 필자는 이 구상들이 선구적이고 창의적이며, 대만의 대학과 연구기관에 큰 시사점을 준다고 느꼈다. 아래에 취재에서 얻은 내용을 정리한다.

SEMICON Taiwan 기간에 NYCU의 Chi-Hung Lin 총장(오른쪽 두 번째)과 Jack Sun 부총장(맨 오른쪽)이 애리조나대학의 Tomás Díaz de la Rubia 수석부총장(왼쪽 두 번째)을 초청했다.
SEMICON Taiwan 기간에 NYCU의 Chi-Hung Lin 총장(오른쪽 두 번째)과 Jack Sun 부총장(맨 오른쪽)이 애리조나대학의 Tomás Díaz de la Rubia 수석부총장(왼쪽 두 번째)을 초청했다.

NYCU는 2021년 양명대학과 교통대학의 통합으로 탄생했다. 신주의 본교 캠퍼스는 대만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자 TSMC 본사가 있는 신주과학단지와 맞닿아 있다. 교통대학과 TSMC의 인연은 깊다. TSMC의 C.C. Wei(魏哲家) 회장 겸 CEO는 교통대학 전기공학과 졸업생이고, 현직 고위 임원 가운데도 교통대학 출신이 여럿이다. 이번에 애리조나대학 일행을 맞은 Jack Sun 부총장 자신이 TSMC의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다. 2013년에는 그가 TSMC를 대표해 교통대학과 ‘교통대학·TSMC 공동연구센터’(현재의 NYCU·TSMC 공동연구센터) 설립 협약에 서명했다. 대만 최대 온라인 인재 채용 플랫폼인 104인력은행(104 Job Bank)과 대만 정부가 설립한 응용연구기관인 공업기술연구원(ITRI)이 함께 펴낸 2025년 반도체 인재 보고서에서 NYCU는 반도체 기업들이 졸업생 채용을 선호하는 대학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왜 정부도 TSMC도 아닌 대학이 통합 역할을 맡아야 하는가: NYCU와 애리조나대학의 ‘생태계 대학’ 보고서

먼저 Tseng 교수가 필자에게 숙제를 냈다. NYCU와 애리조나대학이 함께 쓴 ‘생태계 대학’ 구상 보고서를 읽으라는 것이었다. 이 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두 대학은 앞으로 정식 논문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아래는 필자가 읽고 정리한 내용이다. 보고서는 미국이 제조업 회귀를 추진하는 가운데 대만과 미국이 손잡고 양쪽에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며, 앞으로 5~10년의 실행 계획을 제시한다.

보고서가 제시하는 ‘4세대 대학’의 새 정의는 대학의 뚜렷한 진화 흐름을 전제로 한다. 1세대 대학은 ‘지식 전달’(교육)을, 2세대는 ‘지식 창조’(연구)를, 3세대는 ‘지식의 상업화’(창업형 대학)를 맡았다. 그리고 지금 형성되고 있는 4세대가 ‘생태계 대학(Ecosystem University)’이며, 그 핵심 기능은 ‘생태계 통합(ecosystem integration)’이다.

생태계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의 전환은 ‘가치 창출(value creation)’에서 ‘가치 조율(value orchestration)’로의 이동이다. 핵심 질문도 그에 따라 바뀐다. 전통적인 대학은 “대학은 무엇을 생산할 수 있는가(What can the university produce?)”라고 묻고, 생태계 대학은 “대학은 생태계가 무엇을 이루도록 도울 수 있는가(What can the university enable the ecosystem to accomplish?)”라고 묻는다. 한마디로 대학은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주체(actor)에서 여러 주체를 연결하고 조율하는 통합자(integrator)로 바뀐다.

보고서는 NYCU와 애리조나대학(UA)의 협력을 실증 사례로 삼아, 대만 반도체 클러스터와 애리조나 기술 클러스터가 두 대학이라는 핵심 거점, 즉 앵커(anchor)를 통해 연결되어, 전통적인 ‘대학 대 대학’의 양자 협력이 아니라 ‘생태계 대 생태계(ecosystem-to-ecosystem)’의 연결을 이룬다고 논증한다.

이 보고서를 읽고 필자는 특히 혁신적인 대목이 다섯 가지 있다고 느꼈다.

첫째, 이론 틀은 무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확립된 두 갈래의 학술 계보 위에 서 있다. 하나는 Wissema의 3세대 대학(창업형 대학) 이론이고, 다른 하나는 Etzkowitz와 Leydesdorff의 대학·산업·정부 삼중나선(Triple Helix) 이론이다. 보고서의 기여는 세 주체로 이루어진 삼중나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더 분산되고 네트워크화된 생태계로 틀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 데 있다. 나아가 사중나선과 N중나선도 언급한다.

둘째, ‘왜 지금인가(Why now)’에 대한 분석이 명쾌하다. 보고서는 네 가지 구조적 동인을 든다. 기술의 복잡화(최첨단 기술에는 분야와 조직을 넘나드는 역량이 필요하다), 지정학적 경쟁(반도체와 AI는 국가 안보와 결부됐다), 세계화의 분절(마찰 없는 세계 통합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으며,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전략 자산이 됐다), 사회 문제의 복잡화(기후, 에너지, 공중보건은 모두 국경을 넘는다)이다. 이 네 가지 덕분에 생태계 대학은 그저 보기 좋은 개념이 아니라 시대의 구조 변화에 대한 필연적 응답으로 격상된다. 필자가 보기에 설득력 있는 논증이다.

셋째, 보고서의 가장 중요한 논증은 “왜 정부나 기업이 아니라 대학이 생태계 통합 역할을 맡아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있다. 답 역시 명쾌하다. 정부에는 정치적 권위가 있고, 기업에는 자본과 시장의 힘이 있으며, 투자자에게는 자금이 있다. 그러나 지식, 인재, 제도적 정당성(institutional legitimacy), 폭넓은 네트워크를 두루 갖추면서도 일정한 조직적 자율성을 유지하는 것은 대학뿐이다.

그렇기에 대학은 상업적으로는 경쟁하지만 전략적으로는 이해를 공유하는 주체들을 불러 모으기에 적합하다. 이 ‘중립적 거점’이라는 논증은 보고서 전체에서 가장 핵심적이고 가장 독창적인 기여이며, 생태계 대학이 왜 이 역할에 알맞은지를 정면으로 답한다.

넷째, NYCU와 애리조나대학 사례의 ‘하나의 앵커, 두 개의 회랑’ 논증은 구체적이다. NYCU라는 하나의 거점에서 두 갈래의 인재 경로가 뻗어 나간다는 뜻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NYCU는 ‘TSMC와 연결된 인재 회랑’ 두 개의 대만 쪽 입구다. 대만에서 보면 하나는 애리조나대학과의 TIH로, 방향은 대미·아웃바운드(바깥으로)이며 애리조나대학이 있는 피마 카운티 정부를 통해 추진된다.

다른 하나는 STIPT(Semiconductor Talent Incubation Program Taiwan, 독일 동부의 작센주, 드레스덴공과대학, TSMC가 함께 추진하는 대만 반도체 인재 양성 프로그램)로, 방향은 대유럽·인바운드(안으로)이며 작센주 정부를 통해 추진된다. 독일 학생을 대만에 보내 타이중에 있는 TSMC 신입 연수센터에서 연수를 받게 하고, 마지막에 TSMC 유럽 공장(ESMC)이 건설 중인 드레스덴으로 돌려보낸다.

보고서에는 핵심을 찌르는 한 문장이 있다. 두 회랑은 모두 같은 기업(TSMC)을 축으로 돌고, 모두 같은 대학을 입구로 삼는다. 이것이 바로 ‘폭넓은 네트워크를 가진 기관’과 ‘생태계의 핵심 거점’의 차이라는 것이다. 이론을 실천과 결합해, 구상을 실행 가능한 행동으로 바꾸고 있다.

다섯째, 보고서가 제시하는 몇 쌍의 개념은 전달력이 강하다. 예를 들어 ‘인재 파이프라인(talent pipeline)에서 인재 순환(talent circulation)으로’다. 전통적 모델에서는 학생의 첫 취업으로 대학의 책임이 끝나지만, 생태계 모델에서는 졸업생이 ‘네트워크 안에 남아’ 계속 기여한다. 또 ‘경쟁력에서 회복탄력성으로(from competitiveness to resilience)’다. 효율이 높은 시스템은 역량이 지나치게 집중될 때 극도로 취약해질 수 있다. 그래서 ‘회복탄력성 없는 경쟁력은 부서지기 쉽다(competitiveness without resilience is brittle)’는 것이다. 대비가 선명한 이 개념들은 학문적 근거를 갖추면서도 기억하기 쉽다. 정교한 논증 방식이다.

물론 4세대 대학의 개념은 명쾌하고 구조도 완성돼 있으며 시대의 요구에도 들어맞는다. 다만 검증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관건은 어떻게 추진하느냐다. NYCU는 이미 애리조나대학과 Talent and Innovation Hub(TIH) 협약을 맺었고, 생태계 대학의 이념을 3단계 실행 계획으로 옮기려 하고 있다.

2026년 1월 28일, NYCU와 애리조나대학(UA)이 대만에서 Talent and Innovation Hub(TIH) 협약에 서명했다.
2026년 1월 28일, NYCU와 애리조나대학(UA)이 대만에서 Talent and Innovation Hub(TIH) 협약에 서명했다.

TIH의 핵심 목표는 NYCU가 산학혁신연구학원(Industry Academia Innovation School, IAIS)을 통해 북미(주로 애리조나주)의 현지 대학과 협력해 인재·혁신 거점을 세우고, TSMC 애리조나 공장과 그 미국 내 공급망의 인재 수요에 직접 대응하는 것이다.

TIH는 하나의 고정된 기관이 아니라 하나의 ‘프레임워크(framework)’로 자리매김한다. 북미와 대만의 대학과 기관의 참여를 환영하며, ‘TSMC의 투자가 핵심 거점이 된 애리조나에서 우수한 현지 인재를 기른다’는 목표를 함께 추구한다. ‘단일 거점이 아니라 프레임워크’라는 설계가 유연성과 확장성을 준다.

먼저 교실을 빌리고, 다음에 거점을 두고, 마지막에 분교를 연다: NYCU의 애리조나 진출 3단계, 마지막 한 걸음은 대만 교육부의 승인에 달렸다

TIH의 핵심 전략은 3단계 경로를 따르며, 최종 목표는 미국 분교 설립이다.

1단계는 준비기로 2026년부터 2027년까지다. 애리조나 지역 대학의 기존 시설을 빌려 시범 인재 양성 거점을 둔다. 이 단계에서는 단기 과정과 마이크로크리덴셜 과정을 열고, 내용은 반도체, 디지털 헬스, AI 헬스케어 응용으로 좁힌다. TSMC와 그 공급망의 당면 수요에 맞추는 것을 최우선으로 한다.

동시에 양방향 인턴십도 마련한다. 미국 학생은 대만의 연구실과 기업에서 실습하고, NYCU 학생은 TSMC 애리조나 공장에서 현장 경험을 쌓는다. 문화 간 소통 능력과 직장 언어 능력도 강화하며, 중국어 교육과 직장에서 필요한 언어 소통 훈련을 포함한다. 인증은 초기에 협력 대학이나 기업이 발급하고 NYCU가 학술적 측면에서 이를 뒷받침한다. 이 단계의 핵심 장치는 강사 양성(train-the-trainer), 즉 필요한 전문 지식과 지도 역량을 갖춘 강사를 늘리는 일이다.

2단계는 발전기로 2027년부터 2029년까지다. 협력 대학에 반영구적인 NYCU 거점을 두고, 행정·홍보·제한적 교육을 맡는 현지 사무소와, 폭넓은 교육 활동과 연구 프로젝트, 지역사회 연계를 지원하는 학술센터를 설치한다. 이 단계에서는 복수학위와 ‘3+2’ 프로그램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으며, 1단계 강사 양성의 성과를 더 큰 규모로 확장한다. 중점은 인재 양성에 머물지 않고 신흥 분야의 공동 연구로 넓어진다.

3단계는 확장기로 2030년부터다. 계획에 따르면 NYCU는 앞선 두 단계의 성과를 바탕으로 대만 교육부에 미국 분교(overseas branch/campus) 설립을 신청하고, 장기적이고 제도화된, 확장 가능한 교육·연구 역량을 갖춘 학술혁신센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것이 최종 단계이며, 규제의 돌파구가 가장 절실한 한 걸음이기도 하다.

따라서 TIH 계획은 시범 거점에서 반영구 거점으로, 다시 정식 분교로 세 단계로 발전해 가는 착실한 단계적 접근이다. 먼저 최소의 비용과 위험으로 상황을 살핀다. 협력 대학의 시설을 활용해 단기 과정을 열고, 실현 가능성을 확인한 뒤 투입을 단계적으로 늘려, 마지막에 ‘분교 설립’에 이른다. ‘단계적으로 나아가되 물러설 수도 넓힐 수도 있는’ 이 설계는 계획이 실패할 위험을 분명히 낮춘다.

현재 두 대학은 이 3단계 계획의 추진에 착수했으며, 2026년 11월 중순 애리조나대학에서 TIH 현판식을 열 예정이다. Lin 총장, Sun 부총장, 그리고 국제반도체산업학원(International College of Semiconductor Technology)의 Kuan-Neng Chen(陳冠能) 원장이 애리조나대학을 찾아 참석한다.

이 보고서를 읽고 나서 필자는 직감적으로 이것이 매우 중요한 구상이며, 특히 대만 고등교육에는 발전의 기회라고 느꼈다.

지난 30년을 돌아보자. 대만 기업이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진출하던 당시 현지의 교육 수준은 아직 대만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서 대만 기업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대규모로 투자하자 대만기업인 자녀학교(대만 기업이 주재원 자녀를 위해 세운, 대만 학제를 따르는 초등학교)가 뒤따라 세워져 주재원 자녀들에게 취학 기회를 제공했다. 고등교육에서도 적지 않은 대만 대학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현지 대만 기업 간부를 위한 EMBA(경영진을 위한 경영학 석사과정) 과정을 열어 대만 기업의 교육과 연수를 맡았다.

다시 말해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교육 수준이 대만을 따라잡기 전까지는 대만의 의무교육도 고등교육도 기업과 함께 해외로 나갈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 상대는 미국, 유럽, 일본 같은 선진국이며, 모두 탄탄한 학술·문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대만의 교육기관이 기업의 해외 진출에 어떻게 동행하느냐는 큰 시험이다. NYCU는 지금 앞장서서 이 한 걸음을 내디뎠고, 이론에서 행동까지 계획을 갖췄다. 기대를 갖고 지켜볼 만하다.

이 밖에 NYCU는 해외 수강생이 대만에 와서 배우는 단기 실습형 반도체 연수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다. 수료증을 받을 수 있는 단기 연수로 자리매김하며, 실습을 중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해외 대학의 학생을 4주간 대만에 초청해 교수 1명이 인솔하고, 학생들을 참여 교수의 각 연구실에 나누어 배치해 실습하게 한다.

실습 비중을 중시하는 이 설계는 반도체공학과 3·4학년의 강의와 실습 비율을 참고해, 주 5일을 강의 3.5일과 실습 1.5일로 나눈다. 이 프로그램은 대만의 반도체 실습 교육 경험을 널리 알리는 동시에 다른 나라 수강생이 더 빨리 실무에 적응하도록 돕는다.

대만도 반도체 교육 인력이 부족하다: 시놉시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SiCADA, 베트남 현지 교육을 맡을 강사 15명 양성

4세대 생태계 대학이라는 주축을 따라 짚어 볼 만한 움직임이 하나 더 있다. 반도체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재 양성이라는 한 축이다. 대만 시놉시스의 Robert Li 회장이 추진하는 강사 양성 프로그램(Train-the-Trainer)으로, SiCADA(Silicon Creation & Advanced Design Academy, 시놉시스가 제공하는 기술과 도구를 기반으로 설립된 연수 기관)를 핵심으로 삼아, 앞으로 대만에 세계 반도체 인재 부족 해소에 특화된 IC 설계 연수 아카데미를 세운다는 것이다.

먼저 SiCADA가 무엇을 하는지 보자. SiCADA는 EDA(반도체 설계용 소프트웨어) 툴 세계 양대 업체 가운데 하나인 시놉시스(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4년 시놉시스의 세계 EDA 시장 점유율은 31%)가 제공하는 기술, EDA 툴, 교재를 기반으로 하며, IC 설계 엔지니어 전문 연수 아카데미로 자리매김한다. SiCADA에 따르면 그 비전은 분명하다. AI를 활용한 산업 주도의 교육으로 세계적인 IC 설계 인재 부족을 해소한다는 것이다.

Li 회장에 따르면 SiCADA의 가장 큰 강점은 시놉시스의 뒷받침이 있다는 점이다. 업계 최고 수준의 EDA 툴, IP(재사용 가능한 반도체 설계 블록), 설계 흐름과 방법론을 그대로 교육에 가져올 수 있다. 일반 대학이나 연수 기관은 제공할 수 없는 것이다. 대상은 개인, 협력 기업, 정부 기관에 걸쳐 있고, 과정은 고급 IC 설계, 신입 및 외국 인재 연수를 아우르며, AI 지원 설계를 커리큘럼 전반에 넣었다.

SiCADA에는 ‘6자 생태계’라는 핵심 이념이 있다. 대학(이론 기초 제공), 기업(맞춤형 실무 연수), 산업계 전문가(실전 노하우 전수), 연수 기관(대학에 반도체 시제작과 실습 자원을 제공하는 공공기관인 대만반도체연구센터 TSRI, 공업기술연구원, 신주의 산업 연수 기관인 자강공업과학기금회 TCFST 등), 시놉시스의 연수(EDA 툴과 방법), 그리고 가운데서 통합하는 SiCADA 자신이다. SiCADA는 스스로를 대학의 VLSI(초대규모 집적회로) 교육과 산업계의 인재 수요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하나의 조각으로 자리매김한다.

또한 SiCADA는 3년 넘게 노력을 쌓아 왔고 NYCU와도 공동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제공하는 교육은 세 범위에 걸친다. 대만의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학생을 위한 과학 대중화 교육, 대학생을 위한 VLSI 및 CMOS(주류 반도체 제조 기술) IC 설계 과정, 그리고 이론과 결합된 실습 과정이다.

IC 설계의 길을 지망하는 학생에게 실전의 기초를 익히게 하는 학생 연수 외에, SiCADA의 또 다른 큰 특징이 ‘강사 양성 프로그램(Train-the-Trainer)’이다. 숙련 엔지니어와 교육자를 대상으로 과정과 인증을 통해 미래의 강사를 기른다.

이 ‘학생만이 아니라 가르치는 사람도 기른다’는 설계는 지금의 시장 수요에 맞아떨어진다. 대만에서는 지금 반도체 인재를 기를 교원 자체가 부족하다. 게다가 산업계의 대우가 좋아 대만 교원이 산업계로의 전직을 고려하는 상황마저 있다. 반도체 산업 기반이 없는 나라들도 현지에서 인재 양성을 맡을 강사를 절실히 원한다. ‘가르칠 수 있는 교원’의 부족은 인재 부족의 가장 큰 병목 가운데 하나이며, 그래서 먼저 ‘교원을 양산’해야 규모를 키울 수 있다.

SiCADA는 AI 활용도 중시한다. 수강생에게 ‘AI 툴로 IC를 설계하는 법’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AI가 생성한 결과를 평가하고 검증하는 비판적 판단력’을 기르는 것을 강조한다. 이 점이 중요하다. AI 시대의 엔지니어는 AI를 맹신해서는 안 되며 AI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는 핵심 소양과 맞닿아 있다.

SiCADA에는 이미 초기 실적이 있다. SiCADA가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2024년 여름 연수에서는 수강생이 100명이 넘었고, 연수 기간은 8주, 개설 과정은 4개였으며, 48명의 학생이 16개 대학에서 참여했으며(90% 이상이 석사 과정), 협력 기업 7곳이 매칭에 참여했다. 인증 시험 합격률도 높아 디지털 설계 검증이 83%, SoC(시스템 온 칩) 프런트엔드 설계가 93%였다.

강사 양성의 국제 사례도 있다. 베트남 사립 Phenikaa 대학 산하의 Phenikaa 반도체연수센터(PSTC)를 위해 현지에서 연수를 맡을 강사 15명을 양성했다. 대만에서 1주간 연수하고 온라인으로 1주간 인증을 거쳐 전원이 인증에 합격했고, 베트남에서 시놉시스와 SiCADA의 연수를 맡는 강사진이 됐다. 이 베트남 사례는 SiCADA의 강사 양성 모델을 실천한 초기 사례다.

3년 동안 SiCADA의 추진을 맡아 온 Li 회장은 앞으로 SiCADA가 시놉시스에서 독립해 국경을 넘는 반도체 인재 양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한다. Li 회장 자신도 NYCU 동문이며, 모교와의 협력을 더 넓히겠다고 한다. 이 역시 4세대 생태계 대학의 중요한 한 축이며, 뜻을 함께할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NYCU의 Lin 총장도 생태계 대학(Ecosystem University)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SiCADA가 NYCU의 국제 반도체 교육과 전문 인재 양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기를 기대하며, SiCADA가 국경을 넘는 반도체 인재 양성으로 나아가도록 더 많은 사람의 참여를 요청하고 싶다고 말한다.

정리하면, AI와 지정학이라는 두 동력 아래 반도체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 됐다. 대만은 해외로 손을 뻗어야 하며, TSMC가 밖으로 뻗어 나가는 힘은 공급망에만 그치지 않는다. 대만의 대학도 그에 따라 국제적 영향력을 넓힐 수 있다. NYCU와 애리조나대학의 TIH는 그 새로운 시도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인재는 이미 국가의 전략 자원이 됐다. 대만은 자신의 ‘인재를 기르는 능력’을 일본, 베트남, 독일, 미국 등으로 수출할 수 있는 경쟁력과 소프트파워로 바꾸려 하고 있다. SiCADA 역시 이 큰 전략 속에서 ‘산업계가 직접 인재 양성에 나선’ 구체적인 사례다. 앞으로의 전개를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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