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칩 만드는 법 모른다" 인정: TSMC가 Terafab 협력에서 지켜야 할 세 가지 레드라인

TSMC
저자:林宏文
머스크 "칩 만드는 법 모른다" 인정: TSMC가 Terafab 협력에서 지켜야 할 세 가지 레드라인

2026년 10월 2일, 팀 컬판(Tim Culpan)은 자신의 뉴스레터 Culpium을 통해 TSMC가 Terafab 공장의 운영 지원(help operate)을 검토하고 있으며, Terafab을 텍사스 신규 단지의 앵커 고객(anchor client)으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10월 3일, Space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도 X에서 이를 확인했지만 표현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그는 "그냥 논의 중이지만 뭔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Just discussions, but something may come of it)"고만 말했다.

SpaceX와 테슬라는 반도체 업계의 초대형 고객이어서, TSMC로서도 무시하기 어려운 큰 사업 기회다. 다만 양측은 아직 논의 단계여서 단기간에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가 이 분석을 쓴 것은 2026년 10월 5일이다. 이틀 뒤인 10월 7일, 머스크는 X에서 한 이용자에게 답하며 한발 더 나아갔다. Terafab 공장은 자사가 직접 짓고 운영할 것이며 이 점에 대해 어떤 의심도 하지 말라고 했다. TSMC가 원한다면 Terafab의 일부를 재임차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머스크는 Terafab이 계속 인텔의 14A 공정을 쓸 것이라고 재확인했고, 인텔의 립부 탄(陳立武) CEO도 블룸버그에 인텔이 여전히 Terafab 계획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 협력은 어떻게 전개될까. 특히 TSMC는 삼성이나 인텔의 손에서 이 사업을 어떻게 가져올 수 있을까. 논의할 가치가 있는 중요한 문제이므로 필자의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머스크가 TSMC와 협의한다는 것은 인텔의 기술 개발이 벽에 부딪혔음을 보여 준다

먼저 Terafab 계획부터 살펴보자. 이는 머스크 산하의 테슬라, SpaceX, xAI(이미 SpaceX에 합병)가 공동으로 지원하는 반도체 제조 계획으로, 텍사스주 그라임스 카운티(Grimes County)에 들어선다. 1단계 투자액은 약 168억 달러, 직원은 최소 3,000명이다.

그 야심은 매우 크다. 칩 설계, 로직 제조, 메모리, 첨단 패키징, 테스트, 포토마스크 제작을 모두 한 단지에 통합하는 수직계열화 초대형 단지를 목표로 하며, "연간 1테라와트의 연산 능력 생산"을 목표로 테슬라 자동차,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Optimus), SpaceX, xAI 데이터센터 등에 쓸 칩을 공급하려 한다.

이 초대형 계획에서 처음 거론된 협력 상대는 인텔이었고, 머스크는 삼성전자 텍사스 공장에도 대규모 주문을 낸 바 있다. 그런데 왜 이제 와서 TSMC와 협의하는 것일까.

필자는 답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고 본다. 머스크가 손잡으려 했던 인텔과 삼성은 분명히 여러 문제에 부딪혔고, 낮은 수율과 더딘 운영 진척에 발목이 잡혀 머스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예를 들어 Terafab은 처음에 인텔과 손잡고 인텔의 14A 첨단 공정과 첨단 패키징을 쓸 계획이었지만, 인텔은 지분 투자도 출자도 하지 않았다. 이 소식이 시장에 알려졌을 때는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 가까이를 보유하고 있고,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의 관계가 좋다는 점도 강조됐다. 그 결과 이 협력은 '미국 제조, 미국 기술, 미국 자본'을 통합한 미국 반도체 계획이자, 강한 정치적 의미를 띤 미국 반도체 '국가대표팀'이 됐다.

이 협력은 인텔에게 '생명줄'이기도 했다. 인텔의 립부 탄 CEO는 14A가 외부 고객을 찾지 못하면 인텔이 "반도체 제조에서 완전히 철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Terafab으로 테슬라는 '인텔 14A의 첫 대형 외부 고객'이 됐고, 이는 인텔 파운드리 구상의 핵심 버팀목이었다.

그런데도 머스크가 TSMC와 협의하려는 것은 인텔의 기술 개발이 벽에 부딪혔음을 보여 준다. 시장 정보를 종합하면, 인텔 14A는 2028년 대량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는 원래 계획한 2029년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기술적으로 만들지 못하는 것은 아니며, 결함 밀도 개선과 PDK(공정 설계 키트) 진척 등 성과도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18A 수율은 약 80%다.

그러나 14A에는 세 가지 현실적인 과제가 있다. 첫째, 일정이 앞당겨졌지만 여전히 2028년까지 기다려야 한다. 둘째, 확정된 대형 고객이 없다. 셋째, 인텔이 오랫동안 약속을 지키지 못해 실행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게다가 14A가 2028년에야 양산된다는 일정은 칩이 급한 머스크에게 너무 늦다.

또한 Terafab이 인텔을 찾기 전, 머스크는 삼성전자와도 깊이 협력했다. 삼성전자는 테슬라로부터 약 165억 달러 규모의 대형 주문을 따내 텍사스주 테일러(Taylor) 공장에서 주로 AI6 칩을 생산하기로 했다.

그러나 삼성 텍사스 공장의 2나노 수율은 기대에 못 미쳤다. 양산 시점은 2027년으로 앞당겼지만, 삼성은 메모리 부문이 큰 이익을 내는 반면 파운드리 부문은 오랫동안 적자를 내고 있어, 머스크에게 대량 공급할 수 있을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사정이 머스크가 삼성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꺼리게 하고 공급처 다변화를 생각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Terafab 참여로 C.C. Wei(魏哲家)가 마주한 여러 겹의 딜레마

사실 테슬라는 이전 세대인 AI5 칩을 만일에 대비해 삼성전자와 TSMC 양쪽에 발주했다. TSMC는 처음에 대만 공장에서 위탁 생산했고, 이후 애리조나로 생산을 옮겼다. 또 TSMC가 출자한 GUC(創意電子)도 테슬라 차량용 칩 설계에 참여한 대만 기업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AI6의 대형 주문은 삼성에만 돌아갔다. 테슬라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TSMC의 주문이 꽉 차 있었고 애리조나 공장도 이미 포화 상태였으며, 이후 테슬라가 삼성을 주요 공급업체로 바꾸면서 양측 협력이 잠시 냉각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머스크가 자체 수직계열화 공장인 Terafab을 만들려는 것은 당연히 그의 성격과 관련이 있다. 그는 분명히 주도권을 쥐고 자체 제조 능력을 갖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또 언젠가 대만에서 칩을 반출하지 못하게 될까 두렵다고 말한 적도 있어, 지정학적 공급 안보에 대한 불안이 Terafab 설립의 주된 이유가 됐다.

하지만 고객이 설계부터 제조까지 직접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이 되려는 것은 분명 TSMC가 잘하는 사업 방식이 아니다. TSMC에 가장 좋은 고객 관계는 설계 기업이 TSMC에 생산을 맡기는 것이며, 고객이 자체 공장을 갖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엔비디아, 애플, AMD, 브로드컴 같은 순수 제품 기업이 이상적인 고객이다.

머스크가 TSMC를 Terafab에 끌어들이려는 이유는 결국 지금 지구상에서 반도체 제조 실력이 가장 뛰어난 기업이 TSMC뿐이기 때문이다. TSMC가 아니면 누구를 찾겠는가. 그러나 TSMC의 C.C. Wei 회장에게 이는 신중하게 따져 봐야 할 선택 문제가 됐다.

Wei 회장이 이끄는 TSMC는 지금 여러 겹의 딜레마에 직면해 있다. 머스크라는 대형 고객을 잡고 싶지만, 중립을 지키며 엔비디아 등 기존 고객의 반감을 사지 않아야 한다. 미국 정부의 반감도 피해야 한다. 머스크가 TSMC로 돌아서는 것은 미국 정부가 지분을 가진 인텔을 밀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술 유출도 막아야 한다. 이렇게 사이에 끼인 여러 딜레마는 이 결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지를 보여 주며, Wei 회장의 지혜를 강하게 시험하고 있다.

먼저 머스크가 최근 받고 있는 압박을 보자. 그는 2026년 6월 SpaceX 상장을 성공시킨 뒤 테슬라와의 통합을 진행하면서 막대한 칩 수요를 만들어 냈다. 테슬라의 AI5, AI6 칩뿐 아니라 xAI 데이터센터용 칩, 옵티머스 로봇용 칩 등도 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보장되고, 우선적이며, 충분한' 반도체 생산 능력이다.

그러나 머스크가 삼성전자에 맡긴 위탁 생산은 분명히 원래 기대만큼 돌아가지 않고 있다. 반면 TSMC와 굳건히 손잡은 경쟁사들, 즉 엔비디아, AMD, 구글, 브로드컴 등은 TSMC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이것이 지금 머스크가 받는 가장 큰 압박일 것이다.

이것이 머스크가 Terafab을 직접 지어 자신만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려는 가장 큰 이유다. 다만 테슬라는 반도체 제조 경험이 없고, 이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혼자 처음부터 모색하는 것은 너무 느려서 필요한 시점을 맞출 수 없다. 그래서 TSMC의 기술과 운영 능력을 빌려 Terafab을 빠르게, 높은 수율로 가동하려는 것이다.

머스크 자신도 반도체 제조의 어려움을 인정한다. 그는 2026년 10월 10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실리콘밸리 테슬라 오너스 클럽(Silicon Valley Tesla Owners Club)의 X Takeover 행사에 생중계로 참여해, 마이크로칩을 어떻게 만드는지 전혀 모르지만 팀이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예전에도 자동차나 로켓을 어떻게 만드는지 몰랐다고도 했다. 그는 반도체 제조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라고 표현하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반도체 공장을 둘러봤을 때 맞춤형 설비를 많이 보지 못한 반면, 자사는 맞춤형 생산 설비를 만드는 경험이 풍부하다며, 우선 기존 반도체 제조 장비로 시작한 뒤 이를 개조해 생산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TSMC의 C.C. Wei 회장은 2026년 4월 16일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Terafab에 관한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답하며, 새 공장을 짓는 데 2~3년이 걸리고 그 뒤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다시 1~2년이 필요하며 지름길은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은 2026년 10월 보도에서 TSMC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의 말을 인용해, 머스크에게는 스타십을 화성에 보내는 것이 Terafab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달성하는 것보다 쉬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자금만 있으면 공장은 지을 수 있지만, 어려운 것은 편차와 오류 없는 웨이퍼를 꾸준히 생산하는 일이라고 봤다. 같은 보도에서 삼성의 한 고위 임원은 양산에 필요한 수율까지 장비를 조정하려면 최소 30년의 경험이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와의 협력에서 TSMC는 세 가지 레드라인을 지킬 것이다

TSMC 입장에서 머스크가 가장 원하는 것은 기술 자립이며, 속으로는 결국 제조를 직접 장악하기를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TSMC가 가장 내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TSMC는 이 대형 고객을 잡는 과정에서 최대한 기술이 새어 나가지 않도록 애쓸 것이다. 필자는 TSMC가 머스크와 협력을 논의한다면 세 가지 레드라인을 최대한 지키려 할 것이라고 본다.

첫 번째 레드라인은 특정 고객에게 생산 능력을 묶어 두지 않고 중립을 훼손하지 않는 것이다. TSMC의 존립 기반은 고객과 경쟁하지 않고 모든 고객에게 공평하게 서비스하는 데 있다. 만약 머스크를 위한 전용 공장을 지어 준다면, 엔비디아, AMD, 애플 같은 다른 대형 고객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래서 TSMC는 협력을 이런 방향으로 이끌려고 힘쓸 것이다. 텍사스에 내 공장을 짓고 당신은 대형 고객이 되되, 이 공장은 다른 고객에게도 서비스하며 나는 중립적인 파운드리 역할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레드라인은 기술 이전을 하지 않고 노하우를 지키는 것이다. TSMC의 기술은 밖으로 새어 나가서는 안 된다. TSMC는 공정 노하우를 Terafab에 이전해 머스크가 나중에 스스로 만들 수 있게 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운영 지원을 논의하더라도 TSMC는 '당신을 위해 내 공정을 돌려 주지만 기술은 내 것'이라는 범위로 엄격히 제한하고, 기술을 Terafab에 넘기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 레드라인은 대만의 N-1 규정을 지키고 대만의 우위를 지키는 것이다. TSMC의 해외 투자는 대만 경제부의 '핵심 공정은 대만보다 한 세대 뒤처져야 한다'는 제약을 받는다. 따라서 협력하더라도 Terafab에 제공하는 공정 노드는 최첨단이 아닐 것이다.

대만 입법원(국회)은 2025년 4월 18일 '산업혁신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켜, 핵심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해외 투자에 대한 사전 심사를 강화했다. 대만 경제부도 당시 최첨단 공정은 반드시 대만에 남겨 둘 것이라고 밝혔다.

TSMC의 협상 목표는 이 사업을 'TSMC의 텍사스 증설+머스크가 앵커 고객'이라는 단순한 형태로 '흡수'하는 것이어야 한다. 대형 고객을 잡으면서도 순수 파운드리로서의 중립과 기술을 지키는 것이다.

다만 머스크가 TSMC의 수많은 고객 가운데 하나가 되는 것에 만족할 리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Terafab의 목표는 자체 IDM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TSMC와 합작 공장을 세우거나 TSMC에 Terafab 지분 투자를 요청하는 것이 머스크의 협상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TSMC는 이미 고객과 여러 합작사를 세운 바 있어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TSMC의 일본 구마모토 공장인 JASM은 소니, 덴소, 도요타와의 합작사다. 유럽의 ESMC도 유럽 고객 3곳인 보쉬, 인피니언, NXP와 합작해 설립했다. 2026년 5월에는 소니가 TSMC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양해각서(MOU)를 맺고 합작사를 세우기로 했으며, 보도에 따르면 지분율은 소니 60%, TSMC 40%다.

즉 TSMC가 고객과 전용 협력을 한 전례는 있으며, 이는 여전히 TSMC와 Terafab 협력의 한 가지 가능성이다. 다만 TSMC의 이전 합작 사례에 비춰 보면 Terafab은 다소 다른 점이 있어 보인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TSMC가 전용 합작을 할 때 핵심인 중립성을 해치지 않도록 특정 조건과 분야를 고른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핵심은 전용 협력을 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하느냐다.

그렇다면 JASM, ESMC, 소니라는 전례에서 TSMC가 '전용 합작'에 응하는 몇 가지 공통된 특징을 뽑아낼 수 있다. 그리고 이 특징들은 Terafab과 TSMC의 협력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된다.

TSMC와 Terafab의 협력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을 것이다

첫 번째 특징은 TSMC가 이들 기업과 만든 합작사가 대부분 최첨단 기술 경쟁의 핵심이 아니라 특수 공정과 특정 용도에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ESMC는 차량용과 산업용 성숙 공정으로, 기술은 28나노와 22나노 등이다. 소니 합작사는 이미지 센서(CIS)를 만든다. 이는 모두 엔비디아와 AMD가 다투는 최첨단 AI 로직 공정, 즉 3나노나 2나노 기술이 아니다.

따라서 이들 합작사는 엔비디아와 AMD가 다투는 가장 희소한 첨단 생산 능력을 잠식하지 않으며, 엔비디아가 'TSMC가 내 2나노 생산 능력을 다른 회사와의 협력에 돌렸다'고 느끼게 하지도 않는다. 이는 매우 중요한 점으로, TSMC의 전용 합작은 핵심 고객의 우려를 부를 전장을 의도적으로 피해 왔다.

두 번째 특징은 이전 합작사들이 TSMC가 남의 사업을 빼앗으러 간 것이 아니라 고객이 자신의 수요를 가져오고 심지어 주도했다는 점이다. ESMC는 보쉬, 인피니언, NXP가 자사 차량용 칩 공급을 확보하려고 지분을 투자한 것이고, 소니 사례는 소니가 주도해 센서 생산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이들 합작의 본질은 고객이 자신의 공급을 지키기 위해 TSMC와 손잡은 것이며, TSMC는 고객의 요청에 응해 협력했을 뿐 특정 고객을 적극적으로 편든 것이 아니다. 고객 스스로 손잡기를 원했고 TSMC가 특정 고객을 우대한 것이 아니므로, 중립성 측면에서도 설명이 된다.

TSMC가 출자한 VIS(世界先進)는 2026년 9월 말 싱가포르에서 새 공장 개소식을 열었다. 이는 VIS와 NXP의 합작사 VSMC의 공장으로, VIS가 60%, NXP가 40%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역시 NXP 맞춤형으로, 혼합신호 IC와 전력관리 IC를 생산해 차량용, 산업용 등의 칩으로 공급한다.

TSMC는 첨단 공정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 성숙 공정 주문 일부를 VIS에 넘기고 있지만, TSMC의 출자 회사라 해도 맏형 격인 TSMC의 파운드리 경영 원칙을 따르고 있다.

세 번째 특징은 이들 합작사 대부분에 지정학과 현지화라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이다. ESMC는 유럽의 공급망 자립을 위한 것으로 EU의 보조금과 정책에 부합하고, 소니와 JASM은 일본 현지화를 위한 것으로 일본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다. 이들 합작은 모두 현지 정책에 맞추고 공급망 회복력을 높인다는 정당성이 있으며, TSMC가 특정 고객을 편애한 것이 아니다. 이런 정책적 정당성 덕분에 다른 고객들도 받아들이기 쉽다.

이 세 가지 특징으로 머스크의 Terafab을 다시 판단해 보면, 미국 제조, 트럼프 정부의 관세 압박, 공급망 자립 등 지정학과 현지화라는 정당한 이유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나머지 점에서는 들어맞지 않으며, 이것이 TSMC가 협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최종 협력안: TSMC가 주도권을 쥐고 핵심 충돌을 피한다

첫째, 머스크가 원하는 것은 아마 최첨단 공정일 것이다. AI5, AI6, xAI 데이터센터용 칩에는 2나노급 기술이 필요하며, 이는 엔비디아와 AMD가 다투는 최첨단 핵심 전장에 발을 들이는 일이다. 이는 성숙한 차량용 공정의 ESMC나 센서를 만드는 소니와 다르다.

둘째, 머스크의 xAI 자체가 AI 칩 분야의 경쟁자다. 반면 인피니언, NXP, 소니는 엔비디아, AMD와 같은 무대에 있지 않다. 그래서 TSMC가 인피니언이나 소니를 도와도 엔비디아는 신경 쓰지 않지만, TSMC가 경쟁자인 xAI의 칩 생산 확대를 돕는다면 엔비디아는 더 민감해질 것이다.

셋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머스크의 Terafab이 자체 수직계열화 공장을 목표로 하며 제조를 직접 장악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ESMC나 소니에 비해 TSMC의 기술 노하우 레드라인에 훨씬 더 가깝다.

종합하면, 필자는 양측 협력의 가장 가능성 높은 결말로 TSMC가 앞서 말한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본다. TSMC에 가장 좋은 모델은 물론 텍사스에 자체 공장을 짓고 머스크 산하 사업들을 핵심 대형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다. 머스크와 합작 공장을 세우는 것도 완전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그 경우에도 반드시 JASM, ESMC, 소니 모델을 참고해 머스크를 만족시키면서도 자사의 레드라인은 넘지 않는 전용 협력 형태를 찾을 것이다.

필자는 결국 '정교하게 설계되고, TSMC가 주도권을 쥐며, 핵심 충돌도 피한' 협력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TSMC의 통제 아래 이 미국 국가대표팀과의 전용 협력이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TSMC가 Terafab에 참여해 미국 정부가 지분을 가진 인텔을 밀어내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인텔을 강하게 지원하고 반도체 생산의 미국 회귀를 압박하는 분위기에서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다. TSMC가 미국 국가대표팀을 꺾고 인텔의 고객을 빼앗는다면 미국 정부의 반감을 사지 않을까. 이 정치적 우려야말로 Wei 회장의 지혜가 가장 깊이 시험받는 지점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미국이 국가적 역량을 쏟아 지분 투자와 보조금으로 키운 인텔은 첨단 공정으로 복귀해 TSMC 의존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런데도 미국 기술의 기수인 머스크조차 반도체 자체 생산이라는 꿈을 진짜로 실현하려 할 때, 결국 TSMC를 다시 찾을 수 있다.

이는 기술과 수율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정치적 의지와 국가대표팀의 후광도 결국 다른 기업이 따라 할 수 없는 TSMC의 압도적 실력을 이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보여 준다. 전 세계가 대만 의존을 줄이려 하면서도 TSMC 없이는 버틸 수 없다는 사실은, 대만 사람들이 '호국신산(護國神山, 나라를 지키는 신성한 산)'이라 부르는 TSMC의 위상을 가장 깊이 보여 주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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