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동맹 속 한국이 느끼는 소외감——한국 언론과의 인터뷰 경험

반도체 산업
저자:林宏文
한미일 동맹 속 한국이 느끼는 소외감——한국 언론과의 인터뷰 경험

최근 한국 경제지 『인사이트 코리아(Insight Korea)』와 『한겨레(Hankyoreh)』 등 몇몇 언론이 나를 인터뷰했다. 그들의 질문은 TSMC(台積電),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I 트렌드, 트럼프 정책, 그리고 한·대만 경쟁력까지 폭넓게 이어졌다. 나는 한국 측이 특히 관심을 가지는 주제를 정리하고, 나의 관찰을 공유하고자 한다.

지난 2년 동안 나는 저서를 계기로 일본과 한국에서 강연과 시찰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뚜렷이 느꼈다.

한편으로는 AI 붐이 일어나면서 대만 기업들이 많은 기회를 잡았다. TSMC와 훙하이(鴻海)뿐 아니라,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黃仁勲) CEO, AMD의 리사 수(蘇姿丰) CEO 등 대만계 미국인들도 AI 산업의 핵심 인물로 활약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일본이 최근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미국과 대만의 지원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라피더스(Rapidus)는 IBM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했고, TSMC도 구마모토에 투자했다. 한미일의 긴밀한 협력은 한국에 큰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겨레』의 한 베테랑 기자는, 올해 상반기 대만의 GDP 성장률이 5%를 넘은 반면 한국은 제로 성장에 그쳤다고 지적하며 “대만은 정말 강하다, 부럽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한국 기자들의 질문은 다양했다. TSMC 성공의 요인, 기업 지배 구조, 대만 정보산업의 국제 경쟁력, 트럼프 정부 정책이 대만에 미친 영향, 그리고 대만 정부가 산업 발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이었다. 나는 하나하나 답변했다.

그러나 기자들이 타국의 경쟁력에 대해 질문하면서도, 마음속으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결국 자국의 발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 역시 다른 나라를 볼 때 대만의 상황과 비교하게 되므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십여 년 전 내가 삼성전자에 관한 책을 출간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 언론은 특히 삼성의 미래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나는 삼성이 현재는 뒤처져 있지만 앞으로 점차 TSMC를 따라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TSMC도 계속 전진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TSMC의 우위는 뚜렷하며, 세계 경쟁자 중 가장 큰 도전자는 여전히 삼성이다. 인텔(Intel)과 라피더스와의 격차는 아직 크다.

나는 이것이 위로가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30%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테슬라(Tesla)의 AI 칩, 소니(Sony)의 애플(Apple)용 CIS 주문을 따냈다. 이는 삼성이 반격을 노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TSMC도 경계해야 한다.

〈관련 기사:800파운드 고릴라 두 마리의 협력 논의—삼성전자와 인텔이 손잡는다면, 2위와 3위의 연합은 1위 TSMC에 어떤 충격을 줄 것인가

삼성의 문제는 사업 부문이 지나치게 많고 방대하며, 내부 관리가 복잡하다는 점이다. 나는 삼성이 소니가 최근 금융 부문을 분리하고 앞으로 반도체 부문도 분할하려는 움직임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AI 시대에는 산업 협력과 동맹의 가치가 더욱 커진다. 어떻게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고객의 신뢰를 얻을지가 삼성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삼성의 난관과 리더십 과제

기자들은 또 이재용과 그의 아버지 이건희의 차이에 대해서도 물었다.

나는 이건희가 드문 경영 인재였다고 답했다. 1980년대 미·일 갈등 국면에서 그는 기회를 잡아 삼성 제국을 일궜다. 이는 3세 경영자인 이재용이 도달하기 어려운 업적이다.

한편, 이재용은 ‘외교가’로 불린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후계자로 교육을 받았고, 이미 대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을 ‘다스리는’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그는 기업 이념 구축, 문화 형성, 내부 관리와 제도 개혁에 충분히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여러 차례 재판에 연루돼 수감되기도 했고, 이것이 삼성전자가 최근 10년간 침체한 주요 요인이라고 본다.

올해 2월 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법원을 나서고 있다. (로이터)
올해 2월 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법원을 나서고 있다. (로이터)

『인사이트 코리아』의 송창섭(宋滄燮) 편집장은, 삼성이 파운드리와 메모리 두 분야를 동시에 갖춘 점이 TSMC에 없는 강점인데, 이것이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질문했다.

나는 삼성이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모두 보유한 것은 확실히 독특한 우위라고 답했다. 그러나 AI 시대의 산업 추세는 분업과 전문화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보다 ‘하나를 최고로 한다’가 더 중요하다. 현재 삼성은 두 분야 모두에서 뒤처지고 있으며, 이는 심각한 경고 신호다.

송 편집장은 이어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TSMC 간 협력 관계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나는 SK하이닉스가 수차례 위기와 개편을 거쳐 오늘의 성과를 거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성장 과정을 정리한 책을 출간한다면 한국과 세계 기업들에 많은 영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SK하이닉스는 오랫동안 ‘2인자’로 불리며 삼성과의 격차가 컸다. 그러나 HBM 분야에서 반전을 이루며 단숨에 삼성을 넘어섰다.

그 성공의 핵심은 올바른 투자 전략, 강한 지속성, 그리고 엔비디아와 TSMC와의 긴밀한 전략적 제휴다. 이를 통해 AI 시대에 가장 큰 성과를 올렸다.

이는 삼성이 모든 것을 자체적으로 하려는 방식에서 벗어나 외부와 협력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보여준다.

AI 시대의 키워드와 투자 동향

송 편집장은 또 2026년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주목할 키워드가 무엇인지 물었다.

나는 깊이 생각한 뒤 “역시 AI”라고 답했다. 많은 조사 기관이 2026년 세계 반도체 산업이 전환기에 들어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EMI의 전망에 따르면, 2026년 세계 반도체 장비 투자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1,300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초점은 2나노 공정, 백사이드 파워 딜리버리(backside power delivery) 기술, AI 칩과 고성능 컴퓨팅이다.

AI 붐은 앞으로 10년간 이어지겠지만, 매년 수혜 산업은 다르다. 예를 들어 올해는 아마존(Amazon)과 구글(Google)이 ASIC 시스템을 추진하면서 PCB 산업이 크게 성장했고, 주가도 급등했다.

따라서 AI 칩과 고성능 컴퓨팅이 산업 전체의 기술 혁신과 투자를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이 될 것이라고 본다.

AI 황금 10년 동안 대만과 한국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TSMC가 선두를 유지하고, 삼성이 그 뒤를 따르는 구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시아는 계속해서 세계 반도체 제조의 중심지로 남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자들은 중국 반도체의 부상과 그 영향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나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거의 독자적 체계를 형성했다고 답했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중국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도전자가 될 것이다.

또한 나는 대만과 한국의 대중 전략의 차이를 설명했다. 대만 기업들은 최근 중국 투자 비중을 명확히 줄이며 생산 라인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ASE(日月光), 난마오(南茂), 리셩(力成), 징위앤뎬(京元電) 등 대만 주요 후공정 업체들은 이미 생산 라인을 중국 기업에 매각하고, 자원을 다른 국가로 이동시켰다.

대만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현지 기업과 저가 경쟁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철수해 유럽, 미국, 일본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

이 대만의 경험에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경영자는 현실을 직시하고 필요할 때는 철수해 체제를 재정비한 뒤 다시 도전하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 지인들은 “한·대만은 경쟁이 많고 협력은 적다”, “한국인에게 비밀을 많이 털어놓으면 모방당할 수 있다”라고 경고한다.

그러나 나는 AI 시대가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열고 있다고 본다. SK하이닉스, 엔비디아, TSMC의 3자 협력은 한·대만 공급망 파트너들의 협력을 촉진하고 있다.

대만과 한국의 산업 구조는 다르지만 서로 배울 점이 있다. 대만은 한국으로부터 산업 통합과 장기적 투자 자세를 배울 수 있고, 한국은 대만의 기업가 정신과 유연한 대응력을 배울 수 있다.

대만 산업은 전반적으로 분업형 연맹을 형성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본과의 협력이 많았지만, 앞으로는 한국과의 새로운 협력 사례도 늘어날 것이다. 한·대만 협력이 더욱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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