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대만에 2나노 팹 3기 추가 건설 추진… '히히 웨이' 회장 "AI 데이터센터 구축량 현재의 3배", 행복한 비명 질러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가 대만에 2나노미터(N2) 공정의 12인치 웨이퍼 팹(Fab) 3곳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TSMC 측의 공식 확인은 아직 없었으나,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와 다수의 신규 투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할 때, 신규 팹 건설 계획은 단순한 소문이 아닌 것으로 관측된다.
TSMC가 대만에 3기의 팹을 증설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강력한 AI 수요 때문이다. AI 산업이 급성장함에 따라 엔비디아(NVIDIA), 애플(Apple), AMD, 구글(Google), 테슬라(Tesla) 등 주요 고객사들의 고성능 AI 칩 수요는 지수함수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기존 첨단 공정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Supply Shortage), 현재의 생산능력(CAPA)으로는 쏟아지는 주문을 소화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주, TSMC의 전임 회장인 마크 리우(류더인)와 현 회장인 웨이저자(C.C. Wei)는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로부터 '로버트 노이스 상(Robert N. Noyce Award)'을 공동 수상했다. 두 수상자는 AMD의 리사 수(Lisa Su) 회장과 함께 무대에 올라 대담을 나누기도 했다.
웨이저자 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오늘 같은 자리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웨이퍼(Wafer)를 달라'고 한다. 원래는 'No more wafer(웨이퍼가 더 이상 없다)'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오려고 했다"며 유머를 던졌다. 그는 이어 첨단 공정 생산능력에 대해 "정말 그 말 그대로다. '부족하고, 부족하고, 또 부족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AI는 이제 시작일 뿐이며 잠재력은 무한하다. 고객사들의 야망(Ambition)을 모두 합치면, 미래 AI 데이터센터의 규모는 현재의 3배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는 한 고객사가 왜인지 모르겠지만 직접 나에게 와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뼈 있는 농담을 덧붙였다.
웨이 회장의 발언에 현장에서는 폭소가 터져 나왔다. 웨이저자(C.C. Wei) 회장은 그의 영어 이름 이니셜 'C.C.'가 중국어의 웃음소리인 '히히(Xi-Xi)'와 발음이 비슷하여, 특유의 유머러스한 스타일을 빗댄 '히히 웨이(Giggling Wei)'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가 우회적으로 언급한 인물이 오픈AI(OpenAI)의 샘 올트먼(Sam Altman)인지, 아니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인지에 대해 추측을 쏟아냈다.
로버트 노이스는 인텔(Intel)의 공동 창업자이자 집적회로의 발명가 중 한 명으로, 이 상은 반도체 업계 최고의 영예로 통한다. 앞서 2008년 TSMC 창업자 모리스 창(장중머우), 2020년 AMD 리사 수 CEO, 2021년 엔비디아 젠슨 황(Jensen Huang) CEO가 수상한 바 있다. 올해 웨이저자와 마크 리우가 수상한 것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의 위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한편, 최근 대만 관련 발언을 자주 하며 "미국과 대만이 첨단 제조를 50대 50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한 하워드 러트닉(Howard Lutnick) 미국 상무장관도 영상 축사를 통해 "TSMC에서의 리더십이 세상을 바꿨다"며 두 사람을 치켜세웠다. 그의 발언은 현장에서 큰 환호를 받았다.
반도체 거물들이 모인 이 중요한 자리에서, 웨이 회장이 "고객들이 현재의 3배에 달하는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고 언급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록 구체적인 웨이퍼 주문량을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수요가 TSMC의 생산능력을 명백히 초과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AI 거물들의 물량 확보 전쟁… 올트먼과 머스크의 야심
흥미로운 점은 샘 올트먼이 최근 대만을 방문해 TSMC 경영진과 접촉했다는 사실이다. 그는 2년 전, 반도체 팹 투자를 위해 5조~7조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제안한 바 있다.
올해 오픈AI는 엔비디아와 대규모 협력을 진행하며 최소 10GW(기가와트) 규모의 엔비디아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오픈AI에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 자금은 더 많은 엔비디아 칩을 구매하는 데 사용될 것이다.
또한 오픈AI는 AMD와 다년 계약을 체결하여 AMD 칩(6GW 전력 소모 예상)을 도입할 예정이며, 맞춤형 AI 칩(ASIC) 부문에서는 브로드컴(Broadcom)과 협력하고 있다. 오라클(Oracle),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소프트뱅크(SoftBank)와 함께 5,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Stargate)'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최근 올트먼의 압박감은 커지고 있다. 구글이 발표한 '제미나이 3(Gemini 3)' 및 '나노 바나나 프로(Nano Banana Pro)' 모델이 압도적인 성능으로 시장을 장악하며 현재 AI 선두주자인 오픈AI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트먼은 내부적으로 구글을 따라잡겠다는 결의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구글은 자체 설계한 TPU(텐서 처리 장치) 칩을 통해 AI GPU 시장의 지배자인 엔비디아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행보는 더욱 공격적이다. 그는 아예 자체 팹을 건설하겠다는 구상까지 내놓았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AI 및 로봇 기술에 필요한 막대한 칩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테라팹(Terafab)'이라 불리는 초대형 팹을 직접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TSMC나 삼성전자 같은 기존 공급업체가 풀가동하더라도 생산능력이 '부족'하여 테슬라의 미래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며 자체 팹 건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제안한 테라팹은 일반적인 '기가팹(Gigafab)'보다 더 큰 규모로, 초기 월 10만 장 생산을 목표로 하여 최종적으로는 월 100만 장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머스크는 처음부터 독자 건설하는 대신 인텔의 파운드리 서비스(Intel Foundry)와의 협력도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주목할 점은 인텔의 현 CEO가 립부 탄(Lip-Bu Tan, 천리우)이라는 점이며, 이는 양사 협력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또한 머스크는 앞서 향후 5년간 165억 달러 규모의 주문을 삼성전자(Samsung Electronics) 텍사스 공장에 맡겼으며, 직접 생산 라인을 시찰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픈AI든 테슬라든, 이러한 고객사들의 움직임은 공급 부족에 대한 초조함을 드러낸다. 이는 TSMC에게는 '행복한 고민(Happy Problem)'이며, 내부적으로 신규 공장 증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고객 수요가 폭증하고 기존 생산능력으로 감당이 안 되는 상황에서, TSMC는 투자를 가속화하여 삼성전자나 인텔이 파고들 틈을 주지 않고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TSMC가 리스크 분산과 지정학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 일본 구마모토, 독일 드레스덴 등 해외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지만, 기술 R&D와 생산의 핵심 거점은 여전히 대만이다. 대만은 장비, 소재부터 패키징 및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반도체 생태계를 갖추고 있어 효율적이고 즉각적인 지원이 가능하다. 이는 첨단 공정을 빠르게 추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대만 내 확장을 지속하여 핵심 기술을 본토에 유지하고, 대만의 압도적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점을 활용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TSMC의 최우선 과제인 셈이다.
유머에 담긴 주가 전망: '계란 흰자' 발음으로 2000 돌파 암시
펀더멘털이 견고하고 웨이퍼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TSMC의 미래 투자 가치는 어떻게 될까? 최근 업계에서는 웨이저자 회장의 농담 섞인 일화가 회자되고 있다.
지인에 따르면, 웨이 회장과의 식사 자리에서 누군가 "TSMC 주가가 얼마까지 오르겠느냐"고 묻자, 웨이 회장은 "계란에서 노른자를 빼면 무엇이 남느냐?"고 되물었다고 한다. 지인은 "흰자(단백)와 껍질만 남는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웨이 회장은 "그럼 '흰자'를 대만어로 뭐라고 하느냐?"고 다시 물었고, 좌중은 폭소를 터뜨렸다. 대만어(Hokkien)로 흰자(단백)는 '난칭(nng-tshing)'이라고 하는데, 이 발음이 숫자 '2천(nn̄g-tshing)'과 거의 똑같기 때문이다. 이는 TSMC 주가가 대만달러 기준 2,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은유적 암시였다.
이 이야기가 사실인지 확인할 길은 없으나, 평소 유머러스한 '히히 웨이'의 화법을 고려하면 충분히 개연성 있는 에피소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TSMC가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증했으며, 내년과 내후년의 주당순이익(EPS) 성장세를 감안하면 주가 2,000대만달러(NTD) 도달은 합리적인 추론으로 보인다.
실제로 웨이저자 회장은 CEO 및 회장 재임 기간 동안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왔다. 2022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3개월 연속으로 TSMC 주식 467장(46만 7,000주)을 매입했으며, 투입 자금은 1억 7,900만 대만달러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2024년 4월, 지정학적 리스크(미국 관세 정책 등)로 주가가 일시 하락했을 때, 그는 28개월 만에 다시 움직여 주당 약 780대만달러에 20장(2만 주)을 추가 매수했다. 이는 시장에서 '위기 속의 매수'로 해석되었으며, 회사 운영에 대한 그의 확고한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그는 개인적인 주식 매입 외에도 공식 석상에서 회사의 낙관적인 전망을 밝히며 투자자들을 독려했다. 지난 6월 주주총회 의장으로 처음 데뷔했을 때, 그는 주주들에게 대놓고 "전 세계에서 AI를 하려는 고객은 모두 TSMC와 협력해야 한다. 그러니... TSMC 주식을 더 사도 절대 틀리지 않는다!"라며 강력한 '투자 팁'을 전하기도 했다.
행복한 고민의 이면: 막대한 전력 수요가 확장의 걸림돌
하지만 TSMC가 대만에 3개의 팹을 추가로 짓는다면, 전력 소비량 문제는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상할 것이다.
2나노(N2) 등 초미세 공정과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은 엄청난 전력을 소모하는 '전기 먹는 하마'로, 첨단 팹 1곳의 전력 사용량은 중소 도시급에 맞먹는다. TSMC의 현재 전력 사용량은 대만 전체 전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약 9%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신규 팹이 가동되면 이 비율은 더 상승할 것이다.
웨이퍼 팹은 전력 안정성에 매우 민감하다. 제조 공정은 24시간 중단될 수 없으며, 단 한 번의 정전으로도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절대적이고 끊김 없는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게다가 지역 간 전력 불균형 문제도 있다. 대만 북부는 장기간 중남부 지역의 송전에 의존해 왔으나, 대부분의 첨단 팹이 신주과학단지(죽과)와 남부과학단지(남과)에 위치해 있어 특정 단지의 전력 공급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TSMC의 설비 투자는 분명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전력 문제는 대만이 직면한 '행복한 고민(Happy Problem)'이자 시급한 과제다. 대만이 "주문은 넘치는데 전기가 없어 못 만드는" 딜레마에 빠지지 않으려면 조속한 해결책이 필요해 보인다.



